Strymon Volante 의 구입으로 그동안 구상만 해오던 보드를 세팅했다.
사실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 이전에도 다뤘던 적이 있지만 나에게 과연 Dry/Wet 이 필요한가 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사운드가 좋음을 부정할 순 없으나, 내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사운드에는 부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과감히 포기하였다. 그리고 바로 세팅에 착수하였다.
볼란테를 사이즈 때문에 기존 보드에 장착할 수 없었기에 어차피 그럴거면 ‘사이즈를 키우자!‘ 로 정했다. 이왕 사이즈가 커졌으니 생각만 하던 와와와 EHX 페달 등등 다 올리기로 생각했다.
써보기도 전에 설레었다. 아 드디어 이것들을 보드에 놓고 써먹을 수 있겠구나 하고.
아래는 그 결과물.
선택과 집중이란 걸 도무지 모르는 것 같다 ㅎㅎㅎ 보라. 총합 7개의 드라이브 계열 페달들을...
그래서 이번 페달보드의 이름은 ‘Greed’ 다. 욕심 그득그득...
심지어 집에서 구상했던 건 아래의 사진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거의 물리법칙 무시 수준....
처음 경진 사장님께 위의 사진을 보내 드렸더니 말을 잇지 못하셨다... 거의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수준의.
당초 계획은 Mondo를 라이저 삼아 큰 사이즈의 페달들을 올리려 했으나 안정성과 노이즈 측면에서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배치를 수정해 나갔다.
배치에만 한 두어 시간 걸렸던 것 같다. 경진 사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흔적은 아래 사진에.
Moog 12 Stage Phaser를 아쉽지만 과감히 빼버리고 나니 얼추 배치가 나와서 이렇게 진행하였다.
페달 갯수가 몬도의 갯수보다 많은 관계로 불가피하게 몇몇 페달은 데이지체인으로 전원을 분배했다. 전위차에 의한 험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슷하게 전류를 적게 쓰는 드라이브 페달들 위주로 데이지체인이 이루어졌다.
이번 보드에는 Clusterfuzz와 솔퍼즈, ZOD와 마이크로 앰프, 물론 디스토션과 코러스를 각각 묶어서 세팅했다.
걱정했던 바와는 다르게 음색이나 노이즈에 큰 영향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사실 부두랩 페달파워는 의외로 태어나서 처음 써봤다. 그동안 주로 뮤지콤에서 생산된 파워스테이션 계통을 애용해왔고 Truetone의 CS7을 잠깐 사용했던게 다였다.
이번 보드를 연주하면서 느낀점은, 부두랩 제품이 국내외 막론하고 기타리스트들과 페달보드 빌더들의 신뢰를 괜히 받고 있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M9의 전원도 몬도로 해결하였다. Cioks의 유튜브 계정이 도움이 되었는데, DC12V 500mA 이상을 충족시켜주면 구동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어서 몬도의 12V 400mA 두개를 Current Doubling 하여 세팅하였다.
이상없이 잘 작동하고 노이즈 문제도 없다. 환상의 페달파워다 ㅎㅎㅎ 어댑터의 스트레스를 날려주었다.
페달파워에 따른 소리 차이는 유튜브나 포럼 등지에서도 많이 다루는 주제이다. 트랜스포머 방식이냐 SMPS 방식이냐 부터 해서 같은 트랜스포머 방식이어도 소리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는 글들도 있다.
각자의 취향의 영역인 듯 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좀 보수적일 수는 있겠으나, Zuma로 대표되는 SMPS 방식보단 역시 전통적인 방식이 더 신뢰가 간다. Ojai를 테스트 했을때 미묘한 차이를 느꼈었다. Fuzz류에서 좀더 두드러졌던 것 같다.
그런부분에서 말 그대로 업계표준, 스탠다드한 부두랩 파워는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포스트잇에 붙어있는 번호가 Signal Chain이다. 눈치챘겠지만, 상당히 기차놀이를 해야하는 배치이다. 아 페달 순서 알려드릴때 좀 많이 죄송했다 ^^;
기타-SolFuzz-Clusterfuzz-ZOD-Microamp-DS2-Muff-Wah-Pog2-Superego-M9-Chorus-DistEXHR-Volante-H9-앰프 의 순이다.
코러스와 물론 디스트의 배치가 조금 의아할 텐데, 세팅 전에 이리저리 테스트 해본 결과 이 배치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디스트는 컴프컷 모드에서 항상 켜놓아 약간의 브레이크업된 앰프에 좀더 두께감을 주는 풀레인지 부스트 용도로 사용한다.
공간계를 제외한 모든 페달은 이 물론 디스토션을 거치게 되고 전체적으로 좀더 두꺼운 뉘앙스로 나온다. 요즘 대 유행하는 프리앰프 페달과 비슷한 역할이라 보면 되겠다. 다만 다른점은 앰프 자체의 색채를 크게 건들지 않는다는 점 정도?
와와의 위치도 개인적인 취향의 결과이다. Frusciante를 좋아하고 DS2+와와의 소리를 사랑하는데 앞단보단 뒷단에 있는게 훨씬 낙차가 큰 와와 소리를 들려준다. 실제 Frusciante도 그렇게 사용하고.
기존 포스팅이 있던 페달들은 시그널 체인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나머지 페달들도 조만간 포스팅을 해보는 걸로.
가장 중요한 무게...
80X40 사이즈이고 Mono의 페달트레인 프로 사이즈의 케이스를 사용중이다.
가방 무게 포함 16.9Kg 나간다. 보드 규모에 비해 무게는 감당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방공연이나 자차로 이동하지 못할 경우를 염두해서 벌써 세컨보드 구상중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집에 남는 페달과 몇가지 더 추가해서 구성해 볼 생각인데, 세컨보드는 무조건 선택과 집중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역시 신의손과 지옥같은 요구를 말끔히 해결해 주신 BIGRIG에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더불어 적지않은 금액을 페달보드에 쓰라고 쾌척해주신 하원양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
이제 공연만 하면 되는데... 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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