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4일 목요일

Function FX Clusterfuzz (Big Box Ver.)


Gary Clark Jr. 의 페달보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퍼즈이다.
소유하고 있는 Hofner 177과 궁합이 맞는 퍼즈를 찾다가 우연히 개리의 보드에서 발견하고 일단 외관이 합격이라 유튜브 서칭 후 구매.
올해 초에 구입했으니 어느정도 사용법이 익은것 같아 포스팅.

Non-Clipping 부터 4가지(Led, Mosfet, Silicon 1,2)의 다이오드 클리핑을 설정할 수 있으며 고역대를 컷 할수 있는 토글, Volume, Fuzz, Tone, 8-Bit 노브로 구성되어 있다. 개리는 논클리핑에 퍼즈양이 적게 세팅해놓은 것으로 보아 Zendrive 혹은 Fender Vibro King에 약간의 퍼즈틱한 뉘앙스를 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듯 하다.

논클리핑 기준 유니티레벨이 10시 언저리일 정도로 아웃풋 레벨이 큰 퍼즈에 속한다. 굳이 이렇게 크게 해놓은 이유가 있을까 싶었는데 클리핑 노브를 돌려보고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상술한 4가지 순서대로 클리핑이 하드하게 걸린다. 마지막에 있는 실리콘2 에서는 볼륨 노브가 거의 3시 이상 가줘야 유니티에 근접한다.

논클리핑에 게인을 낮게 주고 톤과 8비트를 취향껏 세팅하면 약간 털끼있는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도 연출 가능하다. 개리는 이 세팅을 즐겨 쓰는듯 하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세팅은 논클리핑, Led, Sil1 모드이다. 

클리핑 토클에 쓰인 소자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클리핑을 시킨다 라기보다 소자들의 색채가 어느정도 녹아들어가게 된다. 다른 페달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빡빡한 스타일의 페달인데 토글이 실리콘 쪽으로 갈수록 더욱 빡빡해지고 컴프레싱 된다. 반대로 하드하게 클리핑이 걸리기 때문에 아웃풋 레벨은 작아진다. 때문에 그만큼 볼륨 노브를 올려줘야 한다.

클리핑 부분이 약간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원래가 약간 컴프레싱 느낌이 있는 편인데(논클리핑은 좀 덜한 편) 순서대로 갈수록 '와 엄청 눌러대는구나' 가 느껴진다. 터져나오려는걸 꽉 누르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 저음이 중저음이 약간 커트되고 엄청 눌려있는 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Sil1이나 2 같은 경우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8-Bit 노브.
이 노브의 역할이 TR의 증폭률에 관여한다는 글을 검색하다가 봤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올릴수록 게인도 증가하고 'Velcro-Fuzz' 라고 하는 게이트 걸린 벌 날아다니는 듯한 공격적인 사운드가 나온다. 이름 잘 지은 것 같다.
끝까지 올리면 신디사이저 틱한 재미있는 소리도 낼 수 있다.

Fuzz, Tone, 8-Bit 가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느낌이다. 경우의 수를 조합하는 재미가 있다.

필터 토글은 딱 기타에서 톤노브 줄였을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실제로 매뉴얼에 나와있기로 페달 인풋단에서 고음역대를 커트한다고 나와있기도 하다. 톤노브는 회로 뒤에서 작동하는 식이다.
필터를 오른쪽으로 해놓고 톤노브를 최대로 올리는 식으로 쓸 수도 있다. 토글을 왼쪽에 두고 톤노브를 조절해서 비슷한 고음을 세팅하고 들어보면 고음은 비슷하지만 뉘앙스가 다르다.
이래저래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는 부분.

톤 자체가 중저음과 중음, 고음역에 집중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저음쪽이 단단하지 않고 좀 헐렁한 느낌이다.
그동안 물론의 퍼즈 페달을 써왔는데 그거에 비교하면 단단한 뉘앙스의 저음이 거의 없는 수준... 이런 면에서는 Boss DS2의 Turbo 모드와 비슷한 구석도 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톤의 영역대가 비슷한.


샘플을 봐도 알겠지만, 퍼즈페이스나 톤벤더 류의 퍼즈와는 상당히 다른 소리이다. 내부를 들여다봐도 빈티지와는 영 딴판인 비주얼을 하고 있다. 서킷 자체도 빌더가 독자적으로 아이디어를 조합해 만들어진 모양새다. 부품도 최신의 부품들을 사용하기도 했고.
절대 빈티지 계열을 상상하고 구입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큰 실망감을 느낄수도 있다.

슈게이징, 'Wall of Sound' 같은 사운드에 아주 잘 어울릴 법한 모던퍼즈 라고 정의 내릴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69년 Hofner 177과 유일하게 어울리는 퍼즈이다. 필터트론 같은 뉘앙스의 픽업을 가지고 있는 이 재즈마스터 형태의 기타에 의외로 퍼즈페이스나 톤벤더 류의 빈티지 서킷 페달들이 잘 어울리지 못했었는데 이 페달은 잘 어울린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재밌고 특색있는 모던퍼즈 스타일을 찾는다면 구매를 고려해볼만한 페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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