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의 여파 인해 모든이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나 역시도 그렇고. 더불어 말라가는 통장 잔고와 함께 내 마음도 움츠러든다.
이 기약없는 기다림이 지치다가도 한편으론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먹고살 걱정이 앞서게 되니 괜히 원망도 해보고 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이럴 때에 새로 지른(?) 장비 리뷰 포스팅을 올리는게 맞는건가 싶다가도... 남는게 시간인지라 ㅎㅎㅎ
항상 거대한 Echo(Echorec, Space Echo 등)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6~70년대 당시 미래 사운드는 이럴 것이다 하고 탄생한 물건들.
물론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그때당시 상상한 그것과는 사뭇 다른 사운드의 음악들을 듣게 되었지만 이 물건들은 특유의 '백 투더 퓨처' 틱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요즘의 레트로 물결에 힘입어 더더욱.
6~70년대의 영화들을 봐도 그렇고 그때당시 미래를 그려낸 작품들에는 지금은 없는 특별함 같은것이 존재하는것 같다. 딱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치 우리가 어릴적 미술시간에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렸던 조잡한 그림들(나는 해저도시와 들고다니는 초소형 TV를 그렸던 것 같다^^)을 최근에 다시 꺼내어 봤을때 느끼는 감정 같은것? 이라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스팀펑크를 보며 느끼는 그것과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다.
David Gilmour 와 Binson 'Echorec' (출처:Gilmourish.com)
Binson 'Echorec' T7E (출처:Gilmourish.com)
Roland RE-201 'Space Echo' (출처:Premierguitar.com)
디지털 시대에 힘입어 요즘 출시되는 디지털 페달의 추세는 더 깨끗하고 소위말하는 여지껏 들어보지 못했던 사운드의 창조 보다는 과거의 향수를 얼마나 리얼하게 재연하는지가 관건이 된 것 같다.
결국 과거 아날로그 장비들을 얼마나 최대한 원본과 비슷하게 모델링 하느냐, 그리고 현실적인 사이즈로 다운사이징을 시키느냐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소위 말하는 Binson Echorec, Maestro Echoplex, Roland RE-201 같은 Magnetic Echo Machine 들이 있다.
Strymon Volante 도 바로 그런 페달들 중 하나이다. 고민끝에 이 페달의 제작의도를 간파하고 많은 디지털 복각 페달들 중에 주저없이 이걸로 결정했다.
Part.1 은 그 부분을 좀 다뤄보고자 한다. 왜 Volante 인가?
Strymon Volante Magnetic Echo Machine
해외에서도 그렇고 가장 많이 비교대상에 오르는게 Dawner Prince Boonar 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두 페달은 지향점과 구매 타겟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Boonar 같은 경우 Binson Echorec 특유의 Mojo를 살리면서 완벽한 디지털화, 그리고 소형화가 주요 컨셉이라고 생각한다. 오리지널과 같은 'Magic Eye' 노브, 역시 오리지널과 동일한 파라메터들, 특유의 바이패스 사운드를 위한 1M와 47k 사이에 선택 가능한 임피던스까지.
다른점이라면 Repeat과 Swell을 풋스위치로 선택하는 것과 로터리 스위치로 선택하던 Playback Head를 버튼으로 대체하여 조작의 편의성과 다양한 경우의 수를 구현 가능하다는 정도? 그리고 kill dry 지원.
이것들을 빼고 보더라도 Boonar는 Binson Echorec의 완벽한 디지털화, 소형화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는 두말 할 것도 없고.
솔직히 최고 재현도의 Echorec 페달이라고 생각한다. 사운드, 외관 통틀어서.
Dawner Prince 'Boonar' (출처:Gilmourish.com)
그냥 외관부터가 Binson Echorec의 축소판이다. 페달의 외관도 사운드와 연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Boonar의 이 높은 재현도는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을 정도이다.
Volante는 그 지향점이 Boonar와는 좀 다르다. 뭐랄까 최고 Echorec 페달을 만들겠어! 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 물론 색상은 비슷하다. Echorec 특유의 녹색 섞인 금빛이 주는 상징성 때문일까. 황금기 같은 느낌도 들고 ㅎㅎㅎ
대신 Echorec으로 대표되는 Drum Echo, RE-201로 대표되는 Tape Echo, Studer로 대표되는 Studio Reel Echo 세가지 사운드를 기반으로 Tap Tempo, Sound On Sound Looper, Infinite Oscillation 등의 여러 영감을 자극하는 기능을 탑재해 유저들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쪽으로 컨셉을 잡았다.
또한, 4개의 선택 가능한 Playback Head에 추가로 4개의 선택 가능한 Feedback Button, Normal과 Half Level을 선택가능한 Playback Head, Stereo Panning이 가능한 Feedback 까지. 사운드 메이킹의 다양성을 높였다.
아마도 동사의 El Capistan 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대폭 보강, 수정해서 Volante를 개발하지 않았나 싶지만 이건 나의 뇌피셜이고 공식적으로 어떤지는 아직 모르겠다.
Drum, Tape, Studio 순서대로 상대적으로 하이파이한 소리를 들려준다. Drum이 제일 세추레이션도 강하고 좀더 Lo-FI 적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Magnetic Echo Machine 이라고 명명되었다. 다시말해, Volante는 Echorec이나 Space Echo 같은 특정 한 제품을 모델링 했다기 보단 이런 Magnetic 기반의 Echo 전반적인 특성들을 캐치해서 담아내고 오리지널 Echorec에는 없던(RE-201에는 있음) 디지털 기반의 Spring Reverb 내장, Half 모드에서 최대 4초까지 지원하는 Time, 추가적으로 유용한 기능인 Tap Tempo와 EXP 단자, MIDI In,Out 등을 제공하고 다양한 메이킹을 위한 Looper와 같은 기능을을 한 페달에 담아낸 제품인 것이다.
물론 각 사운드당 모티브가 된 것들은 상술한 제품들이 맞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좀더 다양한 사운드메이킹의 가능성을 제시 하는것이 Volante의 컨셉이라고 내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기본적인 사운드 알고리즘은 비슷하다고 본다. 퀄리티도 마찬가지이고. 유튜브 등지에 비교 영상도 많이 있으니 사운드는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사운드만 놓고 봤을때 전반적인 뉘앙스는 거의 비슷한데 Volante가 좀더 밝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아마도 바이패스에서 기인하는 것 같은데 Boonar는 인풋 임피던스를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온/오프 사운드가 좀더 다크하다던가 하는 영향을 받을것이다. Volante는 그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약간 밝다. 마치 EQ에서 베이스를 살짝 깎고 프레즌스를 아주 살짝 올려놓은 느낌. 그냥 Strymon 제품들의 특성 같다 이건.
많이들 궁금해하는 Boonar의 Swell 이 Volante에서도 재현 가능하냐 일텐데, Volante의 Spacing 노브와 자체 스프링 리버브로 재현 가능하다.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지만 그 뉘앙스는 충분히 표현 가능하다.
사운드에 관한 부분은 Part.2 에서 아주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Boonar의 그 놀라울 정도로 집요한 재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사실 당시 기술적 한계였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에코랙도 그렇고 스페이스 에코도 그렇고 이 물건들은 익스프레션은 고사하고 애시당초 탭템포를 지원하지 않았다. Time도 최대 1초 언저리가 한계였다.
Boonar도 실제로 최대 1초 정도의 딜레이 타임을 갖고 사이즈의 한계겠지만 하나쯤 있을 법도 한 Tap Tempo도 없다. 현대 기술로 놓고 봤을때 이부분을 추가하는건 정말 어렵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Dawner Prince는 이 부분 마저도 쓸데없을 정도로 제대로 고증을 했다.
편의를 위해 오리지널에는 없던 이런저런 기능들을 하나 둘 넣다가는 본래 Echorec 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원래 Echorec 같은 물건은 탭템포로 박자 맞춰서 쓰고 그런 물건이 아니야!' 라는 지극히 '라떼는 말이야' 라는 외골수적인 고집이 상당부분 투영되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Boonar라는 물건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본다. 후속작으로 Boonar Tube Deluxe라는 제품이 나올 예정인가 본데 여기에도 탭템포는 달려있지 않은거 보면 말 다했다. (Volante 사용기에 Boonar 칭찬 일색 ㅎㅎㅎ)
정리하자면, Boonar는 Binson Echorec에 집중해서(심미적인 Mojo도 포함)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Echorec Reissue 혹은 Remake 페달이고, Volante는 Binson Echorec의 사운드를 포함한 Magnetic Echo Sound 를 디지털을 기반으로 현대 관점에서 새로운 조작 파라메터를 가진 제품으로 리노베이션(Renovation) 한 페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Boonar 같은 컨셉의 다른 페달이 바로 Boss의 RE-20 이다. 사운드 퀄리티는 둘째치더라도 영락없는 Roland RE-201 의 디지털 리메이크 페달이다. 외형적인 부분까지.
생각해보면 Strymon 제품들의 전반적인 컨셉이 그러한 것 같다. 복각의 대상이 되는 오리지널과 거의 완벽에 가까운 Mojo 재현을 하기보단 그 사운드들을 기반으로 자기들 나름대로 재해석을 거친 제품 출시가 모토인 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Volante는 무언가 잘 만들어진 혼종(?) 같은 느낌도 있다.
이것이 Boonar와 Volante의 가장 큰 차이점이고, 어떻게 보면 끔찍한 혼종일 수도 있는 Volante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둘중에 고민이라면 다음 선택지에서 고르면 될 것 같다.
1. David Gilmour의 광팬이고 모든 부분에서 Binson Echorec에 거의 완벽한 재현을 원한다 -> Boonar
2. 페달보드가 작아서 작은 걸 써야한다 -> Boonar
3. 탭템포 이런거 필요없고 딜레이 타임을 바꿀 필요가 없다 -> Boonar
4. 에코랙도 쓰고 싶고 스페이스 에코도 쓰고싶다 -> Volante (나의 경우)
5. RE-20 처럼 풋스위치로 오실레이션을 일으키고 싶다 -> Volante (나의 경우)
6. RE-201 처럼 스프링 리버브가 내장된 에코머신을 쓰고 싶다 -> Volante
7. 크고 아름다운 페달보드를 가지고 있다 -> Volante(?)
8. 복잡한거 딱 싫다 -> Boonar
9. 브레이크업 된 앰프에서 드라이브 페달들의 Level을 높게 세팅해서 연주하는걸 선호하는데 기존 에코 페달에 있는 Ducking 현상을 해결하고 싶다 -> Volante 인데 이부분에서 Boonar는 어떨지 모르겠다.
10. 익스프레션 페달, 프리셋을 외부 스위치나 미디페달로 이리저리 바꾸며 쓰고싶다 -> 압도적인 Volante
11. 딜레이 타임이 길었으면 좋겠다 -> Volante
12. 에코렉은 역시 따뜻 다크해야지! 바이패스 사운드도 뭔가 좀 다크했으면 하는데? -> Boonar
이정도로 정리 될 것 같다.
이 포스팅이 Boonar와 Volante와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포스팅이 되었으면 좋겠는 바램에서 Volante의 세부 내용은 Part.2 에서 계속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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