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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3일 일요일

Fuzz Friendly Circuit 에 관하여 (Feat. Foxrox Wah Retrofit)

와와 페달과 퍼즈페이스(와 그 기반)
페달 간의 궁합은 안좋기로 악명높다.


와와 뒤에 퍼즈페이스(유독 퍼즈페이스 계열만)가 왔을때 멀쩡하던 와와가 제대로 먹지 않고 토다운 위치에서 '삐이' 하는 오실레이션이 발생한다.
퍼즈 프렌들리 서킷(Fuzz Friendly Circuit, 퍼즈 친화적 서킷) 이란 이런 와와와 퍼즈페이스의 미스매치를 해결해 주는 회로를 의미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퍼즈 프렌들리 서킷에 대해 그동안의 경험과 구글링을 통해 알아낸 정보를 기록하기 위한 포스팅이다.
역시 글이 길어질것 같으니 결론부터 간단히 정리하자면,

1. 와와 다음에 퍼즈로 들어가는 임피던스가 중요
2. 퍼즈 프렌들리 서킷은 단순히 버퍼 라기보단 버퍼 비스무리한 무언가라는 것
3. 아날로그맨 선페이스 같은 퍼즈 내부에 Input Gain Trimpot 부분이 이 문제를 개선하는데 상당히 유효함
4. 이 부분에 있어 체계적으로 정립한 제품은 역시 Foxrox Wah Retrofit
5. 레트로핏 짱!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 포스팅은 퍼즈 뒤에 와와를 연결하고
연주하는 플레이어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예전에는 궁여지책으로 사용했지만,
해결법이 있는 이상 나는 이렇게 쓸일이 없다."

와와 다음에 퍼즈페이스가 왔을때 와와가 제대로 먹지 않는 이유는 임피던스와 관련이 있다.
알려져있다시피, 퍼즈페이스의 인풋 임피던스는 꽤 낮은 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타 픽업 임피던스가 퍼즈페이스 회로로 로드(Load)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게 퍼즈페이스가 기타 클린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라고 한다.

문제는 와와의 아웃풋 임피던스가 기타와 동일하게 높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와와의 프리퀀시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뭔가 부스팅된 기타 볼륨처럼 작동하게 된다. 와와가 거의 먹지 않고 게인과 약간의 톤만 찔끔 변하는 듯한 뉘앙스가 나는건 이런 이유 때문.

전자 지식이 전무한 관계로 관련 내용은 여기까지 ㅎㅎ

알려진 확실한 방법은 와와랑 퍼즈 사이에 버퍼(임피던스 매칭용도)를 두면 된다. 아래 영상 참고


영상에 등장하는 버퍼는 달려있는 노브로 아웃풋 임피던스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게, 퍼즈 특성상 앞단에 버퍼(로우 임피던스)가 위치하게 되면 일종의 과입력(?) 이 걸린 격이 되어 얇고 가느다란 디스토션 사운드 같이 변하기 때문이다.
영상을 봐도 알겠지만 아무리 노브를 돌려도 본래 기타-퍼즈와 동일한 사운드는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좀더 발전된 개념이 Foxrox Wah Retrofit(FWR) 같은 온보드 버퍼 서킷이다. 와와 오프땐 바이패스, 켰을때만 회로 뒷단에 거쳐가는 일종의 온오프 가능한 버퍼 서킷이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퍼즈 프렌들리 서킷이라 부른다.

적어도 단순히 이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근데 다른 내용이 더 있다. 좀더 명확하게 알고 싶었다.

단순히 버퍼가 답이 아니라는 생각은 의외로 Jam Pedal 의 Wahcko Wah 때문이다.
와코와를 구경하다가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The Wahcko features a bufferless proprietary circuit design that allows for impedance sensitive pedals, like germanium fuzz boxes to be placed after the Wahcko with no issues!"
"Wahcko는 게르마늄 퍼즈 박스와 같은 임피던스에 민감한 페달을 문제 없이 Wahcko 뒤에 배치할 수 있는 버퍼 없는 독점 회로 설계를 특징으로 합니다!"

버퍼가 없다? 근데 뒷단에 퍼즈가 와도 문제가 없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실제로 유튜브 샘플들을 찾아봐도 문제 없이 작동하는것을 확인.
좀 더 퍼즈 프렌들리 서킷이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


와코와 PTP버전 내부. 확실히 무언가 버퍼에 들어갈것 같은 부품(추가 TR이나 IC칩 등)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일반적인 와와 대비 저항과 커패시터의 가짓수가 거의 두배 정도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버퍼를 달아 임피던스를 낮추는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것 같다' 라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최초의 퍼즈 프렌들리 서킷은 핸드릭스의 장비를 담당했던 Roger Mayer와 더불어 미국의 West Coast와 Thomas Organ 의 엔지니어였던 Dave Weyer 다.
핸드릭스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것을 알고 본인이 직접 모디해주었다고 한다.

Dave Weyer

아래 영상은 Dave Weyer 본인이 직접 고안하고 모디했다는 핸드릭스가 라이브에서 사용한 와와 설명 영상이다.


꽤나 디테일하게 설명하는데 핸드릭스와 본인의 서명 등과 인터넷의 공개된 핸드릭스 와와와 일치한다는 내용 등등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와와가 몇년 전에 핸드릭스 와와로 경매로 등장했던 것과 동일 제품이다.
(진위 여부에 논란이 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서 언급하면 산으로 갈것 같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우리가 보아야 할 부분은 와와 회로 바로 뒷단에 한개의 저항과 뒷면에 붙어있는 세라믹 커패시터.
설명에 따르면, 뒷단에 커패시터는 와우 사운드를 좀더 어둡게 만들고 뒷단의 한개의 저항이 있음으로 인해 와우와의 반응이 좀 더 괜찮아진다고 한다.
스플릿 바이패스와 비슷한 뉘앙스일 것이다. 대신 바이패스가 아닌 회로 뒷단에 추가 저항이 걸린다는게 차이점.

이부분에서 한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와와 아웃풋의 저항 = 퍼즈의 Input Gain Trimmer(장착된 제품들 한정) 라는 것.
대표적으로 아날로그맨 선페이스가 있다.


선페이스 서킷의 좌측 상단이 Input Gain을 조절하는 트림팟이다. 내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필스타 퍼즈스타(BC109 Fuzz Face)에도 동일한 트림팟이 있다.
혹은 Fulltone 69 MK2 와 같이 외부에 나와있는 것들도 있다. 기능은 동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타 볼륨과 동일하게 작동한다. 보통 50K 용량이 달려있다(제품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내릴수록 기타 볼륨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좀더 클리어해지고 맑아진다. 최대가 기본 퍼즈페이스 세팅이다. (퍼즈의 볼륨 노브와는 다르다.)
아래 아날로그맨의 설명에서 해당 내용을 유추 가능하다.

"The CLEAN trimpot will also allow the sunface to work better after a vintage style wah pedal, without having to use a foxrox wah retrofit. It does not reduce the amount of fuzz that much, with humbuckers it can actually seem to have MORE fuzz by turning it a bit."
"CLEAN 트림팟을 사용하면 Foxrox 와우 개조를 사용하지 않고도 빈티지 스타일 와 페달을 사용한 후 선페이스가 더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풀의 양을 그렇게 많이 줄이지 않으며, 험버커를 사용하면 실제로 약간 돌리면 더 많은 보풀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딱 돌려보면 감이 온다. 완전 클린업까지는 아니고 기타 볼륨을 0.5에서 1정도 줄인 뉘앙스로 변한다. 부웅 하는 저음이 좀 빠지고 듣기 좋은 퍼즈드라이브 같은 그 뉘앙스.
중요한 부분은 와와와 퍼즈 사이에 볼륨팟(저항)이 위치해야 한다는 것. 기타에서 볼륨을 줄이는건 별 의미가 없다.
트림팟을 줄여서 와와와 퍼즈 사이에 위에 언급한 저항 하나가 추가된 셈이니 신기하게도 확실히 와와가 잘 먹는다.

근데 이것도 확실한 해결책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약간 퍼즈기가 빠지기 때문이다. 아마 위에 언급한 Dave Weyer의 모드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이게 상관없는 사람들은 굳이 다른것까지 갈 필요 없이 이 선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처럼 퍼즈가 2개 이상이거나 할때 모든 퍼즈에 이런식으로 모디하기엔 애로사항이 꽃피는 경우나 퍼즈끼가 빠지는게 싫다 할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Foxrox Wah Retrofit 다.

레트로핏이 설치된 와와의 모습

현재 RMC Wizard Wah 에 장착해서 사용중이다. 솔직히 그 절륜한(?) 효과에 매번 감탄하며 사용하고 있다. 단순 버퍼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은 와와가 걸린 상태에서도 퍼즈 클린업이 잘 작동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평소엔 바이패스되어 거치지 않다가 켰을때만 회로 뒷단에서 임피던스를 낮추어 와와가 원활하게 동작하는 버퍼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다 구글링을 통해 레트로핏을 개발한 Dave Fox(현 Foxrox 대표)가 남긴 댓글을 발견.
내용이 길어 번역본만 첨부.

"주요 해결책은 두 효과 사이에 저항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퍼즈 페달의 입력에 저항을 놓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와우를 사용하지 않을 때 강도가 낮아지고 퍼즈가 들리는 방식이 변경됩니다. 다음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저항을 와와 페달에 두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와와 레벨을 잃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버퍼로 부스트할 수 있습니다.

자, 그게 전부입니다. 버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출력의 빌드아웃 저항입니다(22K가 완벽한 값임). 버퍼가 하는 일은 레벨 손실을 보상하는 것뿐입니다. 빌드아웃 저항이 없는 버퍼를 사용하면 엉성하고 클리핑/스퍼터리 소리가 납니다. 보상을 위해 활성화된 부스트가 없는 빌드아웃 저항을 사용하면 와우에서 레벨이 떨어지고 톤이 빠집니다. Foxrox Wah Retrofit과 모든 사본은 기술적으로 버퍼가 아닙니다. 격리를 위한 빌드아웃 저항과 레벨 보상을 위한 부스터로 구성됩니다."

위에 쭉 언급한 내용들과 같은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다.

Dave Fox의 말을 요약하자면,

1. 확실한 방법은 와와와 퍼즈 사이에 저항을 추가하는 것
2. 와와가 정상 작동하는 이상적인 저항 수치는 22K
3. 단순 저항 추가는 퍼즈 뉘앙스 변화와 와와의 시그널 로스 때문에 비추
4. 레트로핏은 단순 버퍼가 아닌 22K 저항+그로인해 발생한 시그널 로스를 보정하기 위한 부스트 서킷으로 구성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모든 의문은 풀렸다. Dave Fox는 이미 오래전부터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내가 늦게 발견했을뿐.

원시적인 방식의 퍼즈 프렌들리 서킷을 Dave Weyer가 제시했다면, 그걸 최종적으로 완성한게 Dave Fox라는 결론이 나온다. 역시 업계의 짬은 무시 못한다.

레트로핏 이후에 Area51이라거나 기타 알 수 없는 브랜드들에서 이런 퍼즈 프렌들리 서킷이 우후죽순 출시되었다. 맨처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대부분 버퍼 서킷과 크게 다를바 없는 것들이다.

부티크 와와의 명가 RMC에서 채택한 퍼즈 프랜들리 서킷도 레트로핏이다. 이정도면 검증은 끝났다고 본다.

만약 레트로핏이 아닌 퍼즈 내부의 인풋 트리머를 돌린다면 5시 최대 기준에서 1시나 2시 쯤에 위치하는게 뉘앙스 변화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와와도 잘 먹는다는걸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다.
테스터가 있으면 확실하고 대충 감으로 22K 언저리에 맞추면 된다.

아마 위에 언급한 잼페달도 비슷한 방식으로 퍼즈 프렌들리 서킷을 구성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차이점이라면 별도의 증폭소자가 아닌 기존에 달려있는 트랜지스터 중 일부를 증폭소자로 사용해 이런식의 저항+부스트 회로를 구성했을 거라는 나름의 뇌피셜을 써본다.

Dave Weyer 에서 시작된 고민이 Dave Fox에 와서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둘다 똑같이 이름이 Dave 라는 것도 무언가 특이점이다 ㅎㅎ

결론은 이 분야의 확실한 해결책은 레트로핏 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레트로핏 짱!!!!

2022년 11월 12일 토요일

세번째 구입, 물론 빈티지 와와 Moollon Vintage Wah

제목 그대로다.
물론 와와를 '또' 샀다.


근데 그냥 물론 와와를 산건 아니고 '구형' 와와로.


우연히 그냥 뮬 장터를 보다가 한 판매자분이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
구형 맞는지 확인 후 잽싸게 집어왔다.

제목에도 언급했지만, 물론 와와는 세 번째 구입했다. 쓰다 팔고 쓰다 팔았다 또 구입 ㅎㅎ

"나에게 물론 와와는
특유의 촉촉한 뉘앙스가 특별히 자극적이진 않지만
그 슴슴한 맛이 자꾸 생각나는 평양냉면 같은 느낌이다."

쓸땐 잘 모르고 있다가도 막상 팔면 아쉽고 자꾸 생각나는 그런 소리다.


첫 구입은 2007년~8년 즈음인 걸로 기억한다. 대부분 Dunlop GCB95 혹은 Vox 847, 848 을 사용했고 조금 투자한다 싶으면 Fulltone Clyde나 Budda Wah 같은 부티크 와와들을 썼다.
그때는 정말 1세대 부티크 페달들(Fulltone, Xotic 등)의 춘추전국시대 같은 때였고 그 페달들의 가격조차 상회하는 브랜드가 물론이었다.

그래서 신품은 엄두도 못내고 어찌어찌 중고를 구해서 잘 썼었다.
그때 당시 오리지널 클라이드 맥코이와 V846을 철저히 고증했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고, 다 떠나서 대학생이었던 나에게 풀톤, 엑조틱, 물론 이 세 브랜드는 갖고싶지만 함부로 가질 수 없는 나의 로망 같은 브랜드였다.

구입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러다 John Frusciante에게 빠져 물론 팔아먹고 산게 Ibanez WH-10 V2다. 현재는 V3가 나왔다.


꽤 오래 잘 쓰다가 이것도 팔고 다시 두번째 구입.
두번째는 신형 케이스, 트루 바이패스를 스플릿 바이패스로 변경해서 사용했다.
익히 알다시피 구형과 신형 케이스의 차이는 이렇다.

구형

신형, 뭔가 풀톤 클라이드 스럽다.

이것도 좀 쓰다가 팔아먹고 Xotic XW-1을 쓰다가 이건 도저히 아닌것 같아 팔아먹고 이전에 소개한 적도 있던 RMC Wizard Wah를 구입해서 Foxrox Wah Retrofit 을 달아 잘 쓰고 있었다.
레트로핏에 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는데, 일단 이건 다음 기회에.

그러다 몇개월 전에 뮬 보듯이 이베이를 보는데 마침 외관이 많이 중고틱한 빈티지 토마스오르간 크라이베이비가 저렴하게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냉큼 구입했다.

75년산 Thomas Organ Crybaby (TDK Inductor)

시리얼을 보고 75년산임을 확인했고 풋스위치 노후화 제외하고 작동 이상 없는것을 확인.
확실히 예전께 소리가 좋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소리 좋은것들은 거진 다 옛날 것들이다' 가 맞는것 같다.
인덕터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Halo, SOD, Fasel, TDK 등) 이것도 기본적으로 복스에서 시작된 제품이니 만큼 'Hendrixy' 한 뉘앙스를 고스란히 들려준다.
이것도 다음 기회에 자세히. 

토마스 오르간을 테스트 하던 중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다.
굳이 물론 와와를 신형 말고 구형을 찾아 헤매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페달 폭이 좁다'

단순히 '스윕이 좁다' 가 아니라 Toe Down, Hill Down 폭이 물리적으로 좁다. 구형 와와가 딱 이랬다.
맨처음 샀을때 잘 쓰다가 팔았던 이유 중 이것도 있었던 것 같다. 던롭이나 복스에 비해 물리적으로 페달 폭이 좁았고, 상대적으로 와와의 스윕도 좁았다. 당연한 이유였다. 페달 폭 자체가 좁았으니.

나는 출시 당시 물론 와와가 이부분 까지도 고증했다 생각한다.

생각보다 핸드릭스의 와와 스윕은 넓은 편이 아니었다. 앨범이나 라이브 들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퍼즈페이스랑 쓸때 와와 제대로 안먹는 그런거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신제품 테스트 차 방문했던 필스타 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했었다. 같은 이유로 '굳이' 구형을 구해서 소유하고 있다고 했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 좁은 폭이 또 익숙해지니 상당히 편하다. 되려 위자드가 넓어서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신형 와와는 케이스가 바뀌면서 이 부분 변경되었다. 일반적인 던롭, 복스들과 같은 폭을 가지게 되었다.
개선이라 볼 수도 있고 빈티지 모조에서 한걸음 멀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때부터 구형 와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솔직히 각진 신형보다 구형 케이스가 훨씬 멋있기도 하다.

좌측부터 RMC Wizard, Moollon Wah, 75's Thomas Organ Crybaby

어쩌다보니 이렇게 3개의 와와를 소유하게 되었다.

물론 와와를 받고 나서 테스트해보니
역시 내가 기억하던 바로 그 특유의 촉촉함.
오리지널 클라이드 맥코이나 V846 를 쳐본건 아니지만
왠지 비슷한 뉘앙스 일것 같은,
그저 그런것 같다가도 자꾸만 생각나던 바로 그 소리었다.

무엇보다, 토마스 오르간과 완전 동일한 좁은 폭까지. 대만족이다.

사실 대부분의 물론 페달들이 그렇다. 그저 그런거 같은데 은근히 생각난다.
딱 슴슴한 평양냉면 같다 물론 페달은.


물론 하면 또 알아주는게 내부 배선이 상당히 깔끔하다는 점. 그리고 인아웃 잭 납땜면에 고무소켓까지.
미대 출신의 영준 사장님이기에 가능한 만듦새 인것 같다.
사실 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왠지 더 좋을것 같은 인상이 물론페달에선 항상 느껴진다.

그리고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사실인데, 밑판 철제 커버가 여타 브랜드 와와들보다 꽤 두껍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는데 내구성 면에서도 장점이 있을테고 노이즈 차폐에 있어 두꺼운게 분명 유리할 것이다. 역시 물론.

자칭 부티크 페달 빌더라고 떠벌리는 되도않는 놈들 이거보고 정신좀 차렸으면 좋겠다.
사운드도 중요하지만 이정도의 마감이어야 부티크라고 할 수 있지 않겠니? 그 비싼 가격을 받는데?


오리지널을 철저히 고증한 기판과 와와의 핵심 부품에는 자체제작 Halo 인덕터, NOS는 아니지만 동일 사양의 고품질의 부품들로 좋게 만들어졌다.
그렇다. 다른 부티크 와와들 다 제치고 물론 와와 진짜 잘 만들어진 페달이다. 요즘 중고가 생각하면 더더욱.
그리고 다른 와와보다 가볍다. 위자드 초기버전이 던롭에서 케이스를 납품받아 썼던걸로 알고있는데 이렇게나 무거웠나 싶을 정도로 벽돌 수준임을 감안하면 큰 장점 중 하나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전에도 언급했듯 명기라고 생각하는 물론 제품이 몇가지 있다. 트레몰로, 디스토션, 솔퍼즈와 더불어 와와도 포함이다.

사실 NOS 부품들로 만드는게 사운드 측면에선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량 리미티드 개념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면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물론은 이 NOS 부품을 최대한 배제하고(몇몇 리미티드 페달 제외) 15년이 넘도록 특별한 퀄리티의 저하 없이 제품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게 진짜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물론은 이걸 해내고 있다.

NOS와 최대한 비슷하지만 지속적으로 수급 가능한  부품들을 가지고 최대한 빈티지 오리지널에 가깝게 재현해 내는것. 대부분의 부티크 페달들이 이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솔직히 쉽지 않고 대부분 기대에 못미치는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물론은 최대한 근접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내가 물론을 신뢰하고 좋아하는 이유다.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까이는거 보면 진짜 안쓰러울 지경이다.

예전엔 비싸다고 까였는데 요즘같은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시대에 더 깡패같은 가격의 페달들도 넘쳐나는 세상이 되다보니 이제는 물론 페달이 신품가조차 저렴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아무튼, 이 물론 와와도 퍼즈페이스 서킷의 페달과 태생적으로 궁합이 맞지 않기에 위자드 때와 동일하게 레트로핏을 구입해 달아줄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레트로핏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항상 빈티지 와와는 퍼즈페이스에서만 이 난리다. 가지고 있는 톤벤더나 빅머프 계열에서는 와와가 잘 작동한다. 역시 소리는 끝내준다.

추가로, 필스타님이 추천해준 DandyJob의 ICAR Pot 도 구입해놓은 상태다. 좀더 빈티지한 스윕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며칠간 이거 쳐보면서 '그래 역시 좋은 물건이었어'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레트로핏과 팟 교체 후 더 예뻐해줄 예정이다. 한동안 메인 와와로 쓰지 않을까 싶다.

2021년 11월 11일 목요일

Real Mccoy Custom RMC5 Wizard Wah

가을비가 온 이후에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옷장에 넣어놓았던 털옷을 꺼내 입었다.
요즘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엔 뒤늦게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그리고 며칠전 나는 추가 접종을 끝마쳤다. (얀센+모더나)
이젠 좀 지긋지긋한데 빨리 좀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페달 대격변이 거의 끝났다. 차차 포스팅 예정인데 현재 세팅은 이렇다.

페달보드 체인은 Far East Electric Blue Gibeon(Bigmuff) - Chasetone Fuzz Fella(BC108c Fuzzface) - Moollon Dist - Moog MF102(Phaser) - EHX Pog2 - EHX Superego - Line6 M9 - Moollon Tremolo - Trex Replicator - UAFX Golden 으로 세팅하고 보드 밖에서 와와 페달과 Feelstar의 두 퍼즈인 퍼즈스타와 필벤더를 번갈아가며 사용중이다.

물론 트레몰로 같은 경우 주변에서 하도 좋다고 써보라는 말도 많았고 궁금했던 차였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켜면 약간의 시그널 부스팅이 있는데 그게 기타소리를 조금더 두툼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라 좋다.
이건 차후에 좀더 다루기로 하고, 오늘 다뤄볼 내용은 최근 구입한 와와인 Real Mccoy CustomRMC5 Wizard Wah 다.


강렬한 빨간색이 역시 악기는 소리도 소리지만 외관도 중요하다. 요즘에는 그냥 검정색으로 통일되서 나오는거 같던데 역시 빨간색 하면 위자드가 떠오를 정도로 상징적이라 생각된다.

요즘 즐겨보는 블로그 중에 블루다이아의 기타리스트인 이정훈 님의 블로그가 있는데 그곳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와와기도 하다. 구매 결정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고 좋은 정보들이 많은 추천하는 블로그다.

RMC는 제프리 티즈 (Geoffrey Teese)에 의해 설립된 와와 페달 전문 브랜드이다.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때 어마무시한 가격을 자랑했었던 기억이 난다. 최초의 부티크 와와 같은 존재? 로 기억된다. 던롭 와와들이 10만원대 가격이었는데 거의 두배 이상 했었다.
특히 RMC4 Picture Wah 같은 경우엔 희대의 명기? 반열에 올랐었고 많은 플레이어들의 워너비 와와였다.

사진 속 오른쪽 인물이 Geoffrey Teese

최초의 모델인 RMC1부터 최근에 출시한 RMC10까지 진짜 와우만 주추장창 만드는 빌더이다.
역시나 유명한 모델은 위에 언급한 RMC4 인데, 그 후속모델로 나온 와와가 위자드다.
최초 출시년도는 2003년.

꽤 특이한 스윕 범위를 가지고 있다. 굳이 빈티지를 카피하려고 하지 않았고 모던하다고 느낄수도 있는 지점이 있다. 실제로도 RMC1과 RMC4의 혼종이라고 한다.
아래는 공홈 설명 원문,

Part RMC1, part PICTURE WAH, the WIZARD WAH sounds like nothing else, with extended sweep range, rich, yet tight lows, smooth mids, a natural sounding top end, and a slight overall boost.  Unlike the RMC1, the WIZARD WAH is designed to work with most any pickup configuration and any amp gain structure.

사실 그전서부터 궁금하긴 했었다. 랜도도 오랫동안 애용했던 페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랜도의 과거 페달보드. 강렬한 빨간색의 Wizard Wah

그간 써봤던 와와페달을 살짝 언급하자면 일단 던롭의 gcb95, 535, 풀톤 클라이드, 복스 V848, 물론 와, 부다 와, 아이바네즈 WH-10 리이슈, Xotic XW-1 정도가 있다. 생각보다 엄청 다양하게 써본건 아니긴 하지만 나름 퀄리티를 인정받았다는 어느정도 베스트셀러 위치에 있는 페달들은 얼추 사용해본 것 같다.

나름 괜찮게 썼던 제품으로는 풀톤 클라이드와 물론 와 였고 WH10은 아쉽긴 하지만 팬심으로 썼다. 가장 아쉬웠던건 Xotic 이었다.
이래저래 세팅할수 있었던게 많은데(RMC2의 내부 트림팟을 외부로 빼놓은 느낌)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고 딱 그 느낌이었다. 크기 작아서 보드 세팅에 좀 유리하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오리지널은 당연 써보지 못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널을 카피했다는 와와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으로는 촉촉함? 뭔가 방울터지는 느낌같은 촉촉함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스윕이 좁다는 의미는 아니다) 뭔가 ‘오우와아’ 하는 느낌? ㅎㅎㅎㅎ 같은게 있다.

위자드는 이런 빈티지 와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원문내용을 참고하자면 넓어진 스윕, 풍부함, 타이트한 저음, 부드러운 미들, 자연스러운 고역대와 약간의 부스트 라고 되어있는데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다 들어맞는다.
모티브가 된 두 와와중 하나인 RMC1 자체가 넓은 스윕의 와와 였던거 같은데 픽쳐와에서 스윕 범위를 약간 아래로 내리고 전체적으로 부스트를 가미한듯한 느낌이다.
단순한 변화 같지만 이부분이 다른 페달들과 상당히 다른 위자드만의 색채를 만들어낸것 아닌가 싶다.

기존 클라이드 계열 와와가 촉촉하다면 위자드는 좀더 와일드하다. ‘우오워아’ 같은 느낌이다 ㅎㅎㅎㅎ
‘와’ 보단 ‘워어’ 느낌이다. 아래 영상을 보면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풀톤은 앞서 말했듯 뭔가 촉촉한 느낌이 있는데 위자드는 그것보다 더 그렁그렁하고 두터운 느낌이다.
와와 걸리는 자체가 뭔가 원래 기타소리에 패딩 하나씩 입혀서 나오는 것 같다. 처음 연주해보고 상당히 놀랐던 부분이다.

딱 들어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WH10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인 시그널 부스팅에서 오는 특유의 거친 느낌이 무언가 비슷하다. 물론 위자드가 바이패스나 레인지 면에서 훨씬 고급스럽다.

앞서 언급했던 자연스러운 고역대 라는 부분이 켜보면 바로 알수 있는데 고음이 많이 강조되지 않는다. toe down 위치에 놓아도 쏘는 느낌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Funk Wah 사운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깔끔하고 촉촉한 느낌이 아니다.
빌더도 그래서 픽업 안가리고 하이게인에 적합한 페달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나 싶다.

나에겐 이런 특성들이 오히려 더 빈티지하게 다가왔다. 상당히 두텁고 풍부하다. 여리여리한 느낌이 아니라 말 그대로 두껍다.
해외 포럼에도 역시나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최고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Wizard is Sucks’ 라는 사람도 있더라.

또 하나 놀랐던건 RMC의 와와를 처음 써보는데 바이패스가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트루바이패스라고 해도 와와들마다 약간씩 고역도 깎이는것들고 있고 그랬는데 원음보존을 상당히 잘 해주는 느낌이다.

다만 별도의 버퍼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 빈티지 퍼즈와의 이슈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Foxrox의 Wah Retrofit 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다만 이건 초기 버전만 그렇고 2006년 이후부터는 Retrofit이 내장되어 나온다.

Foxrox Wah Retrofit

빈티지 퍼즈들의 경우 와와의 매칭에 있어 이슈가 있다.
‘와우’ 하고 먹질 않고 ‘야어’ 하고 제대로 걸리지 않고 발꿈치 쪽으로 놓았을때 감당안되는 오실레이션이 걸린다. 핸드릭스는 딱히 신경 안썼던 모양이다.

그치만 버퍼를 내장하자니 빈티지퍼즈는 앞에 Lo-Z가 오면 또 제소리가 안나기에 와와를 켰을때만 작동하는 버퍼가 필요한데 위에 제품이 딱 그런 용도다.
사실 다른 브랜드의 버퍼 서킷을 적절히 배선해 써도 무방하겠지만 이 개념을 최초로 고안한 곳이 Foxrox이기도 하고 와와 내부 설치에 최적화된 사이즈이기 때문에 이 제품이 딱인것 같다.

모든 페달이 다 그렇지만 이것도 출시년도가 좀 되다보니 몇몇 버전들이 존재하는듯 하다.
일단 외관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장 초기형은 상단의 올려놓은 본인의 와와 같은 모양이고,



검은색이 최종 버전인듯 하다. 공홈을 보니 초창기에는 의외로 던롭의 케이스를 납품받아 썼다고 한다. 그러다가 뭔가 틀어졌는지 위에 길다란 케이스로 변경되고 그다음이 아래 검은색이다.

당연히 내부 서킷도 다르다.

본인의 페달 내부. 초기형이다.
빨간색 도료로 가려놓은게 인상적이다.
2003년~2006년 초 까지가 초기형이다.

2006년 중반 이후로 추정되는 길다란 케이스 직전 서킷이다. 트림팟이 있는걸로 보아 이때부터 레트로핏이 내장되어 나왔다.

길다란 케이스 버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세 버전 다 뭔가 다르다. 부품 생긴것고 그렇고. 수치들이야 비슷하겠지만 부품 고유의 소리란 것도 있으니.
페달에 있어 초기모델이라는 점이 주는 사운드적인 신뢰가 있는데, 랫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자기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하는데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다른악기인데 제조사에서는 굳이나 똑같다고 우겨댄다.

아니나 다를까, 이것도 초기형이 제일 소리가 좋다고 한다.
사실 후기형을 들어본게 아니라 단정짓긴 뭐하긴 한데 처음 딱 연주하자 마자 와 소리 죽인다 한거보면 맞는거 같다 ㅎㅎㅎㅎㅎ

초기형을 막 찾아헤매고 한건 아니긴 했는데 운좋게 초기형을 구하게 되었다.
그냥 매물이 너무 없고 이베이에 딱 하나 있었는데 댈러스의 한 전당포에서 파는 매물이었다.
미국의 Pawn Shop 이라는 곳을 보면 정말 오만 물건 다 파는것 같다. 전당포 사나이들만 봐도 그렇고.

일단 가격이 좀 말도안되게 저렴해서 의심했는데 작동 잘 된다고 하길래 뭐 이가격이면 기판 망가진거 아닌이상 고쳐쓰자 하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도착하자마자 건전지 넣을 겸 내부부터 열어봤는데 초기형 ㅎㅎㅎ 연주해봤더니 팟을 고정해주는 와셔가 조금 헐거웠던거 말곤 100프로 컨디션 ㅎㅎㅎ
정말 운이 너무 좋았다.

초기형을 구하고 싶은 분들께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건 나도 받아보고 안 사실인데 초기형은 DC잭이 위에서 봤을 경우 오른쪽에 있다. 이후 버전은 전부 왼쪽에 있는걸 구글링을 통해 확인했다.
물론 내부를 열어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확인이 어려울 경우 이 방법으로 찾아내면 된다.

너무 훌륭한 페달이다. 부티크 와의 시작이기도 하고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지금 기준으로 봐도 너무 좋은 페달이다.
거의 와와 페달계의 클론 같은 느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요즘 뮬 보면 RMC 제품들 잘 없기도 한거같고 헐값에 올라오는거 보면 좀 안타깝긴 하다.
이럴때 질러야 한다. 기왕이면 초기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