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온 이후에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옷장에 넣어놓았던 털옷을 꺼내 입었다.
요즘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엔 뒤늦게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그리고 며칠전 나는 추가 접종을 끝마쳤다. (얀센+모더나)
이젠 좀 지긋지긋한데 빨리 좀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페달 대격변이 거의 끝났다. 차차 포스팅 예정인데 현재 세팅은 이렇다.
페달보드 체인은 Far East Electric Blue Gibeon(Bigmuff) - Chasetone Fuzz Fella(BC108c Fuzzface) - Moollon Dist - Moog MF102(Phaser) - EHX Pog2 - EHX Superego - Line6 M9 - Moollon Tremolo - Trex Replicator - UAFX Golden 으로 세팅하고 보드 밖에서 와와 페달과 Feelstar의 두 퍼즈인 퍼즈스타와 필벤더를 번갈아가며 사용중이다.
물론 트레몰로 같은 경우 주변에서 하도 좋다고 써보라는 말도 많았고 궁금했던 차였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켜면 약간의 시그널 부스팅이 있는데 그게 기타소리를 조금더 두툼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라 좋다.
이건 차후에 좀더 다루기로 하고, 오늘 다뤄볼 내용은 최근 구입한 와와인 Real Mccoy Custom의 RMC5 Wizard Wah 다.
강렬한 빨간색이 역시 악기는 소리도 소리지만 외관도 중요하다. 요즘에는 그냥 검정색으로 통일되서 나오는거 같던데 역시 빨간색 하면 위자드가 떠오를 정도로 상징적이라 생각된다.
요즘 즐겨보는 블로그 중에 블루다이아의 기타리스트인 이정훈 님의 블로그가 있는데 그곳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와와기도 하다. 구매 결정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고 좋은 정보들이 많은 추천하는 블로그다.
RMC는 제프리 티즈 (Geoffrey Teese)에 의해 설립된 와와 페달 전문 브랜드이다.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때 어마무시한 가격을 자랑했었던 기억이 난다. 최초의 부티크 와와 같은 존재? 로 기억된다. 던롭 와와들이 10만원대 가격이었는데 거의 두배 이상 했었다.
특히 RMC4 Picture Wah 같은 경우엔 희대의 명기? 반열에 올랐었고 많은 플레이어들의 워너비 와와였다.
사진 속 오른쪽 인물이 Geoffrey Teese
최초의 모델인 RMC1부터 최근에 출시한 RMC10까지 진짜 와우만 주추장창 만드는 빌더이다.
역시나 유명한 모델은 위에 언급한 RMC4 인데, 그 후속모델로 나온 와와가 위자드다.
최초 출시년도는 2003년.
꽤 특이한 스윕 범위를 가지고 있다. 굳이 빈티지를 카피하려고 하지 않았고 모던하다고 느낄수도 있는 지점이 있다. 실제로도 RMC1과 RMC4의 혼종이라고 한다.
아래는 공홈 설명 원문,
Part RMC1, part PICTURE WAH, the WIZARD WAH sounds like nothing else, with extended sweep range, rich, yet tight lows, smooth mids, a natural sounding top end, and a slight overall boost. Unlike the RMC1, the WIZARD WAH is designed to work with most any pickup configuration and any amp gain structure.
사실 그전서부터 궁금하긴 했었다. 랜도도 오랫동안 애용했던 페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랜도의 과거 페달보드. 강렬한 빨간색의 Wizard Wah
그간 써봤던 와와페달을 살짝 언급하자면 일단 던롭의 gcb95, 535, 풀톤 클라이드, 복스 V848, 물론 와, 부다 와, 아이바네즈 WH-10 리이슈, Xotic XW-1 정도가 있다. 생각보다 엄청 다양하게 써본건 아니긴 하지만 나름 퀄리티를 인정받았다는 어느정도 베스트셀러 위치에 있는 페달들은 얼추 사용해본 것 같다.
나름 괜찮게 썼던 제품으로는 풀톤 클라이드와 물론 와 였고 WH10은 아쉽긴 하지만 팬심으로 썼다. 가장 아쉬웠던건 Xotic 이었다.
이래저래 세팅할수 있었던게 많은데(RMC2의 내부 트림팟을 외부로 빼놓은 느낌)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고 딱 그 느낌이었다. 크기 작아서 보드 세팅에 좀 유리하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오리지널은 당연 써보지 못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널을 카피했다는 와와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으로는 촉촉함? 뭔가 방울터지는 느낌같은 촉촉함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스윕이 좁다는 의미는 아니다) 뭔가 ‘오우와아’ 하는 느낌? ㅎㅎㅎㅎ 같은게 있다.
위자드는 이런 빈티지 와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원문내용을 참고하자면 넓어진 스윕, 풍부함, 타이트한 저음, 부드러운 미들, 자연스러운 고역대와 약간의 부스트 라고 되어있는데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다 들어맞는다.
모티브가 된 두 와와중 하나인 RMC1 자체가 넓은 스윕의 와와 였던거 같은데 픽쳐와에서 스윕 범위를 약간 아래로 내리고 전체적으로 부스트를 가미한듯한 느낌이다.
단순한 변화 같지만 이부분이 다른 페달들과 상당히 다른 위자드만의 색채를 만들어낸것 아닌가 싶다.
기존 클라이드 계열 와와가 촉촉하다면 위자드는 좀더 와일드하다. ‘우오워아’ 같은 느낌이다 ㅎㅎㅎㅎ
‘와’ 보단 ‘워어’ 느낌이다. 아래 영상을 보면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풀톤은 앞서 말했듯 뭔가 촉촉한 느낌이 있는데 위자드는 그것보다 더 그렁그렁하고 두터운 느낌이다.
와와 걸리는 자체가 뭔가 원래 기타소리에 패딩 하나씩 입혀서 나오는 것 같다. 처음 연주해보고 상당히 놀랐던 부분이다.
딱 들어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WH10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인 시그널 부스팅에서 오는 특유의 거친 느낌이 무언가 비슷하다. 물론 위자드가 바이패스나 레인지 면에서 훨씬 고급스럽다.
앞서 언급했던 자연스러운 고역대 라는 부분이 켜보면 바로 알수 있는데 고음이 많이 강조되지 않는다. toe down 위치에 놓아도 쏘는 느낌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Funk Wah 사운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깔끔하고 촉촉한 느낌이 아니다.
빌더도 그래서 픽업 안가리고 하이게인에 적합한 페달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나 싶다.
나에겐 이런 특성들이 오히려 더 빈티지하게 다가왔다. 상당히 두텁고 풍부하다. 여리여리한 느낌이 아니라 말 그대로 두껍다.
해외 포럼에도 역시나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최고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Wizard is Sucks’ 라는 사람도 있더라.
또 하나 놀랐던건 RMC의 와와를 처음 써보는데 바이패스가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트루바이패스라고 해도 와와들마다 약간씩 고역도 깎이는것들고 있고 그랬는데 원음보존을 상당히 잘 해주는 느낌이다.
다만 별도의 버퍼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 빈티지 퍼즈와의 이슈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Foxrox의 Wah Retrofit 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다만 이건 초기 버전만 그렇고 2006년 이후부터는 Retrofit이 내장되어 나온다.
Foxrox Wah Retrofit
빈티지 퍼즈들의 경우 와와의 매칭에 있어 이슈가 있다.
‘와우’ 하고 먹질 않고 ‘야어’ 하고 제대로 걸리지 않고 발꿈치 쪽으로 놓았을때 감당안되는 오실레이션이 걸린다. 핸드릭스는 딱히 신경 안썼던 모양이다.
그치만 버퍼를 내장하자니 빈티지퍼즈는 앞에 Lo-Z가 오면 또 제소리가 안나기에 와와를 켰을때만 작동하는 버퍼가 필요한데 위에 제품이 딱 그런 용도다.
사실 다른 브랜드의 버퍼 서킷을 적절히 배선해 써도 무방하겠지만 이 개념을 최초로 고안한 곳이 Foxrox이기도 하고 와와 내부 설치에 최적화된 사이즈이기 때문에 이 제품이 딱인것 같다.
모든 페달이 다 그렇지만 이것도 출시년도가 좀 되다보니 몇몇 버전들이 존재하는듯 하다.
일단 외관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장 초기형은 상단의 올려놓은 본인의 와와 같은 모양이고,
검은색이 최종 버전인듯 하다. 공홈을 보니 초창기에는 의외로 던롭의 케이스를 납품받아 썼다고 한다. 그러다가 뭔가 틀어졌는지 위에 길다란 케이스로 변경되고 그다음이 아래 검은색이다.
당연히 내부 서킷도 다르다.
본인의 페달 내부. 초기형이다.
빨간색 도료로 가려놓은게 인상적이다.
2003년~2006년 초 까지가 초기형이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세 버전 다 뭔가 다르다. 부품 생긴것고 그렇고. 수치들이야 비슷하겠지만 부품 고유의 소리란 것도 있으니.
페달에 있어 초기모델이라는 점이 주는 사운드적인 신뢰가 있는데, 랫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자기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하는데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다른악기인데 제조사에서는 굳이나 똑같다고 우겨댄다.
아니나 다를까, 이것도 초기형이 제일 소리가 좋다고 한다.
사실 후기형을 들어본게 아니라 단정짓긴 뭐하긴 한데 처음 딱 연주하자 마자 와 소리 죽인다 한거보면 맞는거 같다 ㅎㅎㅎㅎㅎ
초기형을 막 찾아헤매고 한건 아니긴 했는데 운좋게 초기형을 구하게 되었다.
그냥 매물이 너무 없고 이베이에 딱 하나 있었는데 댈러스의 한 전당포에서 파는 매물이었다.
미국의 Pawn Shop 이라는 곳을 보면 정말 오만 물건 다 파는것 같다. 전당포 사나이들만 봐도 그렇고.
일단 가격이 좀 말도안되게 저렴해서 의심했는데 작동 잘 된다고 하길래 뭐 이가격이면 기판 망가진거 아닌이상 고쳐쓰자 하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도착하자마자 건전지 넣을 겸 내부부터 열어봤는데 초기형 ㅎㅎㅎ 연주해봤더니 팟을 고정해주는 와셔가 조금 헐거웠던거 말곤 100프로 컨디션 ㅎㅎㅎ
정말 운이 너무 좋았다.
초기형을 구하고 싶은 분들께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건 나도 받아보고 안 사실인데 초기형은 DC잭이 위에서 봤을 경우 오른쪽에 있다. 이후 버전은 전부 왼쪽에 있는걸 구글링을 통해 확인했다.
물론 내부를 열어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확인이 어려울 경우 이 방법으로 찾아내면 된다.
너무 훌륭한 페달이다. 부티크 와의 시작이기도 하고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지금 기준으로 봐도 너무 좋은 페달이다.
거의 와와 페달계의 클론 같은 느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요즘 뮬 보면 RMC 제품들 잘 없기도 한거같고 헐값에 올라오는거 보면 좀 안타깝긴 하다.
이럴때 질러야 한다. 기왕이면 초기형으로.
0 comment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