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이상 코러스가 필요 없어.'
라고 얼마전까지 생각했다가 없으면 또 허전한게 코러스인지라 결국 다시 구입했다.
그것도 Waterfall 로. 심지어 두번째 워터폴이다.
왜 다시 구입했으며,
대체 소리가 어떻길래?
그리고 구형/신형 간 어떤 차이가?
가 이번 포스팅의 주요 내용이다.
꽤나 장문의 포스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스의 핸드메이드 이펙트 페달 브랜드인 Jam Pedals 는 이전에도 딜레이 라마 관련 포스팅을 남긴적이 있다. 포스팅 내용에 잼페달의 시기별 버전에 대한 언급을 남겼었다.
그리고 아래 포스팅 링크 하단에 역시 시기별 버전에 대한 언급을 짤막하게 했었다.
사실 블로그에 전부 포스팅 하지는 못했지만 이외에도 잼페달의 제품들을 몇개 더 썼었고 나름 꽤 만족하며 사용했었다.
Delay Llama Xtreme & Delay Llama MK1
Rattler LTD
Ripply Fall
Harmonious Monk (푸른색 페달)
래틀러도 마찬가지. 이건 래틀러가 별로라기보다(오히려 그 반대로 소리 자체는 살벌하게 좋다.) 내가 랫 스타일의 페달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서다.
하모니우스 몽크는 정말 너무 만족스럽게 사용한 페달이다. 다른 페달 구입을 위해 판매했는데 차후에 기회가 되면 또 구입하고 싶은 페달이다.
코러스와 페이저 2in1 페달인 리플리폴을 꽤 오래 사용했다. 특히 코러스 부분인 워터폴의 사운드가 큰기대 안했는데 오오? 하는 느낌이 있었다. 여타 코러스들 대비 두터운 그 3D 느낌이 꽤나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었다.
같이 있는 페이저(Ripple) 가 2스테이지 인지라 너무 미묘한 느낌이었고 코러스는 뒤에놓고 페이저는 앞에놓고 쓰고 싶어서 그냥 워터폴+별도의 페이저 이렇게 쓰기로 결론 내리고 리플리폴도 역시 처분했었다.
나의 워터폴 삼매경은 리플리폴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선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딜레이 라마에서 촉발(?)된 시기별 사용 부품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잼페달도 시기별로 다를 수 있겠다는 가설을 세우고 나름 그것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딜레이라마 에서는 확인을 했고, 다음 워터폴로 눈을 돌리게 된다.
편의상 구형/신형으로 구분할 예정.
내가 구형 워터폴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정말 우연히도 발견한 Premier Guitar 의 워터폴 리뷰 때문이다.
리뷰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는데,
Under the hood, the Jam Waterfall is built around original NOS Panasonic MN3101 and MN3007 chips.
????? Panasonic MN3101과 3007이 들어갔다고??????
Boss CE-2에 들어간 그 BBD 칩들 말이다.
Boss CE-2 MIJ Gutshot. 우측 상단 MN3007, 3101 칩이 장착되어 있다.
BBD의 근본은 역시 Matsushita/Panasonic IC인데(Recticon은 거의 유니콘 급) 당연히 요즘엔 생산을 안하고 수량도 많지 않아 덩달아 가격도 비싼 칩들이다. 그래서 소규모 빌더들은 물론이고 소위 대기업(?) 브랜드도 Behringer 소유의 Coolaudio 의 리이슈 BBD칩을 사용한다.
신형 워터폴도 역시 Coolaudio의 V3102, 3207 칩을 채용했다.
신형 워터폴. 중간에서 약간 우측에 위치한 두 칩에 주목.
Coolaudio의 V3102, 3207(MN3102, 3207 Reissue)이 사용.
Panasonic/Matsushita MN3102
Coolaudio V3102(MN3102 Reissue)
그 중에서도 MN3101, 3007이 사용된 코러스 페달들은 이미 소위 말하는 명기의 반열에 올라있는 페달들이 대부분이다. 이후에 MN3102, 3207로 대치되었는데 이 칩들도 물론 소리가 좋지만 대부분 3101,3007을 한수 위라고 평가하는 플레이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잼페달 초창기에는 이런 희귀한 NOS 부품과 카본 콤포지션 저항(소위 빈티지하게 갈색의 원통형으로 생긴) 등을 사용해 페달을 제작한다는 것이 주요 마케팅 포인트였고 이는 현재 리미티드 모델(Rooster LTD, Fuzz Phrase LTD, Rattler LTD) 등에도 일부 계승되어지고 있다.
이리하여 나는 구형 워터폴을 찾아 해메게 되고 구형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국내에서 아깝게 놓치고 이베이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럼 구형/신형을 어떻게 구분할까?
예전 RMC5 Wizard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구형과 신형을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외관에 그 해답이 있는 경우가 꽤 있고 워터폴도 마찬가지었다.
아래 두 사진을 보면,
우선 신형.
본인이 구입한 구형. 구형중에서도 최초기 버전으로 추정. 이유는 아래 후술.
차이가 보이는지?
딱 두군데만 보면 된다. DC잭 위치와 풋스위치 위치. 당연히 페인팅 차이도 있지만 이것보단 앞선 두가지가 확실하다.
포인트는 역시 풋스위치 위치. 구형은 배터리 사용이 가능하다. 신형은 릴레이 스위치로 바뀌고 기타 설계상의 변경이 있는건지 배터리 수납 공간이 나오지 않아 풋스위치가 케이스 제일 하단에 장착되어 있다.
신형은 배터리 수납이 불가하다
배터리 수납공간이 있다 = 구형
구형 = NOS BBD칩이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구글링을 통해 여러개의 사진들을 수집하고 세운 가설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내 가설이 맞음이 증명되었다.
두 번의 구입을 통해서 ㅎㅎㅎㅎ
앞서 언급한 처음 구입한 워터폴이 구형중에서도 극초기 버전으로 추정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1인 빌더 시절에 제작된 물건이라 그런지 케이스 도색이 뭐랄까 좀 조잡하다. 붓자국도 그대로 남아있고 굉장히 DIY(?) 스러운 느낌이 있다.
또한가지 특징으로는 사진상엔 가려서 안보이는데 노브 마킹이 S(Speed) 가 왼쪽, D(Depth)가 오른쪽에 있다.
이것도 여러번 구글링을 통해 알아낸 사실. 이후 D가 왼쪽, S가 오른쪽으로 변경되었다.
안타깝게도 내부를 열어봤을때 기판이 뒤집혀 장착되어 있어 핵심 부품들은 확인 불가.
리플리폴과 비교 후 더 마음에 드는것을 남기기로 결정했던 터라 지체없이 테스트.
내 가설은 적중했다 ㅎㅎㅎ
소리가 다르다.
신형 워터폴(리플리폴)이 전체적으로 미들대역이 부스팅 되는 느낌이 있다. 모든 노브를 0으로 놓고 드라이 시그널만 들어봐도 온오프시 느낄수 있을 정도의 미들이 확 올라오는게 느껴질 정도.
그에비해 구형은 원음은 그대로 보존한 채 코러스만 딱 얹어진 느낌이었다.
사실 제일 놀란 부분이다. 드라이 시그널의 변화가 거의 없다. 덕분에 상당히 투명하면서도 입체적인 코러스 질감을 들려주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나 차이가 크다고? 싶었다.
Boss CE-2를 꽤 오랫동안 사용했었기에 자연스레 그것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제작 단계에서 레퍼런스가 됬을지언정 사운드는 약간 다르다. CE2 같은경우엔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구형 워터폴은 특유의 투명함은 간직한 채 레인지의 변화 없이 입체적인 코러스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스피드와 뎁스도 전체적으로 더 깊고 강하게 먹어주는, 마치 CE2와 Arion 코러스의 중간 어디? 같은 뉘앙스도 느껴졌다.
리플리폴 방출 ㅎㅎㅎㅎㅎㅎ
의외로 구형도 몇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구별법은 S와 D의 위치, 그리고 도색이다.
마음대로 버전 넘버를 매겨보자면,
1. 내가 처음 구입한게 극초기 (S가 왼쪽, D가 오른쪽) V1.1
2. 그다음 D가 왼쪽, S가 오른쪽으로 변경(이렇게 되면서 기판이 뒤집혔을거라 추정) V1.2
3. 다음 도색 관련 인력을 충원했는지 DIY스러운 붓질이 아닌 에어브러쉬를 이용한 도색으로 변화 V1.3
4. 3에서 풋스위치 아래에 JAM 로고 추가 V1.4
위에 변화들을 거치고 신형으로 아예 변경된거라 내 개인적으로는 생각했었다.
이 가설도 결론적으론 맞는걸로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게 극초기 워터폴을 잘 쓰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글 서두에 있는 '나는 더이상 코러스가 필요 없어.' 이러며 처분했었다.
마음에 안들어서는 절대 아니었고, 플랜저를 써보고 싶어서였달까.
그러고 있던 와중 중고장터에서 정말 우연히 워터폴 구형을 발견하게 되는데, 구형 중 내가 딱 찾던 버전이었다.
바로 D가 왼쪽, S가 오른쪽인 버전. 내 가설이 맞다면 이 버전은 내부 부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것!
그렇게 두번째 구형 워터폴을 구입하게 된다 ㅎㅎㅎ
바로 이것.
엄밀히 말하면 내가 찾던 버전은 1.2 지만 보다시피 이건 1.4 에 해당하는 버전이다. 신형 바로 직전 버전일거라 개인적으로는 추측한다.
결론적으로 앞서 얘기한 구형들의 변화는 이걸 구입하면서 확실해졌다.
살짝 불안했던 점은, 도색 바뀌면서 내부 부품도 덩달아 바뀐건 아니었을까? 했는데 진실의 풋스위치(ㅎㅎ) 위치를 보고 이것 또한 구형일거라 확신하고 구입.
소리 듣기전에 가장 궁금했던 내부부터 확인. 결과는...?
오오 ㅎㅎㅎㅎㅎㅎ
이로써 내 가설은 모두 증명되었다.
그야말로 구형의 정석. 초기 잼페달에서 사용했다는 NOS Panasonic MN3007, 3101은 물론이고 단종된 주황색 필립스or필코 캐패시터 등 그시절 구형에서만 볼 수 있는 부품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대.성.공 지름이었다. 혼자 뚜껑 따고 거의 만세삼창 부른 수준. 옆에있던 고양이가 황당하게 쳐다봤다.
저 부품만 해도 대체 얼마일지... 요즘 저런 부품은 가격이 천정부지 라던데.
가장 중요한 사운드. 역대 출시된 워터폴 중 신/구형 통틀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극초기 버전과 비교시 드라이 시그널의 보존은 동일한데 코러스 음이 극초기 대비 좀더 두툼하게 나온다. 이게 신형에서 들리는 다소 억지스러운 미드부스트가 뉘앙스가 아닌 딱 필요할 정도의 아주 약간의 두툼함이라 개인적으로는 극초기 구형보다 더 마음에 든다.
사실 신형도 다른 코러스들 대비 월등히 좋았다. 80, 90년대 기타 사운드는 거의 코러스 일색이라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그런 촌스러운 느낌보다 두터우면서 촌스럽지 않은 코러스 사운드라 마음에 든다.
괜히 존 스코필드, 넬스 클라인, 스티브 루카서 등이 사용하는게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론 잼페달 최고 아웃풋이
워터폴 아닐까 싶을 정도다.
100% 웻 시그널만 가지고 작동하는 비브라토 모드의 경우도 극초기형 대비 좀더 존재감있고 따뜻하게 나와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밸런스가 딱 맞게 튜닝되었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정리하자면,
풋스위치, DC잭 위치 이 두가지만 확인해라
구형일 가능성이 아주 높고 (거의 99%)
이 페달들엔 NOS BBD칩이 들어갔을 가능성 99%다
당연히 소리는 구형이 더 좋다.
로 귀결된다.
그럼 신형은 왜 저렇게 바뀌었을까?
추측해보자면 이렇다.
1. 야 파나소닉 BBD 거의 다 떨어져가는데?
2. 대체할만한 부품 찾아봐!
3. Coolaudio의 리이슈 BBD 많이 쓴다더라. 우리도 그거 써보자.
4. 야 이거 기존 소리랑 너무 다른데?
5. 그럼 설계변경으로 극복해보자! (해서 기판 커짐)
6. 사운드는 이정도면 된거 같은데.. 배터리 수납은 물건너갔네?
7. 기왕 이렇게 된거 팝노이즈 방지 겸 해서 릴레이로 가자!
8. 야 근데 필립스/필코 캐패시터도 단종된다는데?
9. 쓰읍, 어쩔 수 없지. 흰색 박스캡으로 가자!
였지 않나 싶다. 물론 이건 100% 내 추측이다.
사실 새삼스러운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페달 제조사들이 저런 과정들이 다 있을거라 생각한다. 제조사의 딜레마라고 해야할까. 항상 부품 확보와의 전쟁일 것이다.
물론 속편하게 SMD로 가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그건 아니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특히 잼페달 같이 브랜드 출발 당시부터 NOS 부품 사용 이 캐치프레이즈 였으면 더더욱 용납이 안되었을 터.
핵심 부품이 바뀌었는데 이정도의 변화라면 나는 엄청난 선방을 한거라고 생각한다.
이라고 최근까지 생각했는데, 며칠 전 아래 이미지를 발견.
또다른 신형 내부 사진이다.
?????????
희미해서 잘 안보이긴 하는데... 저 BBD Panasonic MN3207,3102 같은데...?
딱히 한정판 같지도 않아보이던데... 대체 뭘까....?
리버브에서 발견한 사진인데 저 페달 팔렸던데... 구입한 사람은 내부 열어보고 만세 불렀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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