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한번 포스팅했었던 바로 그 기타다. 햇수로 대략 12년째 사용해오고 있다. 오프셋 바디에 3험버커 그리고 다양한 컨트롤이 탑재되어 있는 아주 매력적인 악기다.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자잘한 문제들이 좀 있는 기타이기도 하다.
구입당시 미들픽업 먹통(구입후 물론에서 리와인드), 리어픽업 토글 먹통(급한대로 미들 토글로 연결해서 리어로 사용하다가 우연치않게 리어 토글 작동을 확인 후 다시 리어에 연결) 등의 문제가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포스팅을 참조.
항상 이기타가 온전치 못하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고 좀더 제 성능을 끌어낼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이 기타의 대대적인 소생(?)을 마음먹게 된다.
내용을 시작하기에 앞서 읽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간략히 작업 내역을 나열하자면,
1. 리어픽업 코일 단선 확인, 미들픽업과 위치 교체
2. 미들픽업(기존 리어) 부분 소생, 완전 소생이 아닌 이유는 후술
3. 리어픽업 극성 반대였던걸 반대로 뒤집음
4. 리어픽업에 항상 걸려있던 로우컷 역할의 캐패시터 제거,
5. 기존 볼륨팟(250k) 제거 후 푸시풀이 캐비티에 맞지 않아 좀더 얇은 팟인 MEC 의 500k Audio Taper 푸시풀 팟으로 교체 (비쌈)
6. 리어에서 제거한 캐패시터를 모든 픽업에서 로우컷 기능을 사용 가능하도록 푸시풀에 장착
이 정도로 정리 할 수 있을것 같다. 소생기라는 거창한 제목을 거친 이유는 상술한 작업 내용까지 도달하기 위해 정보수집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고 이걸 실행하기 위해 브릴리언톤의 이소장님을 엄청나게 갈아넣었기(?) 때문이다.
소생이 끝나고 이 기타는 셋업과 리프렛을 해야할때만 가지고 오기로 했다 ㅎㅎㅎㅎ 그만큼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갔다.
평소와 같이 셋업 겸 기타들을 가지고 브릴리언톤에 방문했는데, 셋업을 마치고 기타를 테스트하면서 이기타의 리어픽업이 유독 드라이브나 퍼즈를 걸면 힘없고 저음이 다 날아간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었다.
가만히 호프너 기타소리를 듣고있던 브릴리언톤의 이소장님이 문득 '리어픽업 코일 중간에 어디 끊어진거 아니에요?' 라고 했다. 코일이 끊어졌는데도 소리가 나느냐고 물어봤고 이소장님은 그럴 수 있다고 했다.
테스터를 대보니 저항값이 나오지 않았다. 코일 단선 확정. 이날은 급한대로 그전에 물론에서 리와인드 한 미들 픽업을 리어로 옮겨 달았다. 근데 뭔가 픽업 와이어 길이를 보니 원래 이게 제 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구입 당시 미들, 리어 두 픽업이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확실하게 소리가 나지 않던 미들 픽업만 리와인딩 했던거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참 이래저래 사연 많은 기타이다.
끊어진 미들픽업(미들로 옮긴 리어픽업)을 리와인드 할 수 있냐 물었더니, 보빈의 형태에 따라 가능할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소장님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쨌든, 확실히 리어픽업 소리가 이전보다 훨씬 힘있고 퍼즈도 잘 받아주게 되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아직도 퍼즈를 걸면 저음이 프론트 들에 비해 리어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기왕 하는김에 이참에 싹 다 뜯어보자는 생각을 이때 하게 되었다.
이게 그냥 기타의 특성이고 받아들여야 하나? 하고 고심하다가 일전에 브릴리언톤에 입고되어 있던 차XX님의 리켄베커 12현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우연히 떠올라 열심히 구글링을 하다가 177의 회로도를 발견했다.
TA 부분이 픽업이다. 그다음 톤 슬라이더가 위치해있고 스위치(S1,2,3)을 지나 오르간 휠(500k) 다음 볼륨팟(250k) 그다음 리듬서킷 토글이 달려있다. 기타 배선치고는 뭔가 엄청 많은데, 이시기 유럽산 기타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오디오 엔지니어가 설계한 듯한 느낌이다.
붉은색 동그라미 친 부분을 보자. 왠지 보통은 달리지 않는 위치에 캐패시터가 달려있음을 알 수 있다.
TA3 리어픽업 슬라이더에서 스위치로 가는 경로에 4.7nf 캐패시터가 달려있는데 이게 그 알 수 없는 로우컷 현상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이걸 제거하기로 했다.
결과는 성공적. 앞에 언급한 리켄베커와 같이 리어픽업에 항시 로우컷이 걸리고 있었던게 맞았다. 우연히 그냥 지나가듯이 했던 대화들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소장님과 추정하기로 이시절엔 아무래도 이펙터라는게 제한적으로 있던 때였기도 했고 다른 경쟁사들과는 무언가 차별화된 사운드를 위해 이런걸 덕지덕지 달아놓았던 일종의 과도기적인 시도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저음 빠진 소리도 나름 괜찮았다는 점이다. 처음엔 그냥 캐패시터를 바이패스 하는 쪽으로 배선을 해놨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저걸 푸시풀에 달면 3픽업 전체에서 온오프로 쓸 수 있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소장님에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마 내가 이 얘기 했을때 이소장님은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ㅎㅎㅎㅎㅎ
역시 쉽게 가는 법이 없다. 캐비티 깊이가 기존의 푸시풀 팟과 맞지 않았다. 더 얇은 팟이 필요했다.
그래서 팟 치고는 상당히 고가(?) 인 도오옥일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MEC의 M84501을 장착하기로 했다.
역시 독일 기타에는 독일 팟을 달아줘야 ㅎㅎㅎㅎ
같은 250k가 아닌 500k를 달기로 했는데, 프론트 픽업이 좀 먹먹하다 느끼기도 했고 좀더 오프셋 기타 특유의 브라이트함도 어느정도 가져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나고나니 역시 괜찮은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Part.2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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