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일요일

Vintage Hofner 177 Exquisite


Paul Mccartney의 Violin Bass로도 유명한 독일의 Hofner 68~69년 생산으로 추정되는 Hofner의 177 ‘Exquisite’ 기타이다. 생산 년도가 추정인 이유는 전 판매자가 알려줬는데 까먹었기 때문 😀

Fender Jazzmaster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바디 쉐입 빼고는 닮은 점이 없다.
3험버커 구성에 개별 온오프 스위치와 슬라이더 형태의 개별 톤 컨트롤, 재즈마스터와 비슷한 별도의 온오프 토글이 가능한 톤컨트롤, ‘Organ Effect’ 라고 불리우는 와와 혹은 트레몰로 느낌을 내주는 Wheel 형태의 컨트롤과 브릿지 쪽의 뮤트 탭 등 나름 실험적인 시도가 많이 적용되어 있다. 그냥 제작자 개인의 로망을 다 때려박은 느낌

또 하나의 특이점은, 로즈우드 핑거보드에 인레이가 들어간 쪽에만 에보니가 쓰였다는 점. 과하게 습하거나 건조하면 두 목재의 물성 차이로 인해 단차가 아주약간 느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인레이 부분에서 연주시 기분상 뭔가 미묘하게 소리가 다른 느낌이 있다. 인레이가 크고 아름답기도 하고.

3험버커로 만들어 내는 조합이 아주 독특하다.
리어 혹은 프론트와 미들을 조합했을때 특유의 위상 캔슬링으로 인해 마치 깡마른 싱글 사운드를 연출 가능하고 이는 미들의 톤을 줄임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험버커여서 약간 레인지가 두툼한 편이라 군살 뺀 소리를 내고 싶을때 아주 훌륭하다.

이 Out of Phase 현상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수리 과정중에 생긴 해프닝인지 알 수 없다. 구매당시 미들픽업이 작동이 안되는 상태였는데, Moollon에서 리와인딩하였고 이후 리어픽업 스위치의 잦은 접촉불량으로 인해 리어픽업을 미들 스위치에 연결해서 쭉 사용해오고 있었다. 다시말해 그동안 미들픽업을 리와운드 해놓고 쓰지 않고 있었던 것.

그러다 미들픽업을 써보고 싶단 생각에 스위치를 뜯어서 막 어떻게든 살리려고 해보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작동이 되길래 미들픽업들과 다른 것들을 조합해보니 저런 사운드가 나왔던 것.
일단 처음 제작될때부터 이랬거나 아니면 물론에서 리와인딩 할적에 반대로 감겼거나 둘중 하나인데, 이 소리가 아주 매력있어서 뭐가됬던 얻어걸린 느낌으로 그냥 쓰는중이다.
재밌는 점은, 미들 픽업만 뭔가 물론 PAF틱한 뉘앙스가 난다는 점이다. 이것도 나에게는 플러스 요소.

이베이에 스위치 관련 순정부품들이 있을까 싶어 키워드를 등록해 놓긴 했는데 별 기대는 안하는 중.

PAF와 Filtertron의 중간 어디쯤의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 험버커 픽업은 좀더 필터트론에 가까운 특유의 Twang한 느낌이 살아있다. 단점이라 하면 서스테인이 길지는 않다는 것과 하울링에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인데, 왁스포팅이 없는건지 좀 많이 조심해야 한다.

임피던스 때문인지 내부 배선이 길어져서인지 퍼즈페이스 계열과의 궁합은 아주 좋지 않았다. 볼륨을 뭔가 좀 줄여서 클린업이 아닌 게인과 맥아리가 빠진 느낌?
페달보드를 구성할적에 최우선 고려대상이 이 기타와의 매칭이었을 정도로 페달을 많이 가리는 기타이기도 하다. 모던 퍼즈계열에 눈을 돌린것도 마찬가지 이유. Clusterfuzz 를 구입하는데 결정적이었던 요소였다.
모험이었지만, 다행히도 성공한듯. 빈티지 기타가 모던 퍼즈와 더 좋은 매칭을 보이니 뭔가 묘하다.

코로나 모르던 시절... 아 언제 끝날런지 진짜....

8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뭔가 좀 다루기 어렵다. 까탈스럽다고 해야하나...
한동안 꼴도보기싫어 안치고 하다가 어느날 문득 쳐보니 아 이런 기가막힌 기타가 나에게 있다니 ㅎㅎ 하는 느낌으로 다시 애정하는 요즘이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인데 Ryan Adams도 이 기타를 썼었다. 지금도 쓰는진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내기타랑 완전 똑같은 모델 같은데? 색상도?


하원의 ‘묵언’ 앨범의 동명의 타이틀곡과 과 김창완밴드 ‘분홍굴착기’ 앨범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제외한 모든 곡들이 이 기타로 녹음되었다. 방송에도 나름 몇번 출연한 이력이 있는 기타.
연세 많으신데 요즘 많이 못챙겨드렸던 것 같아 미안하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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