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9일 목요일

Feelstar Fuzzstar 필스타 퍼즈스타 (퍼즈페이스)

여러번 리뷰를 쓰려다 못했던 필스타의 퍼즈스타에 관한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마치 엄청난 물건인 것처럼(?) 아껴놨다가 포스팅하는 감이 있지만 사실은 다른 악기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린 감이 없지않아 있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요즘 필스타의 제품들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그만큼 사운드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현시점에 유독 오리지널로 구하기 힘든 페달들을 주력 제품으로 내놓고 있어서 그 마인드(?)가 나랑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드는 듯 하다.
이쯤 되면 필스타 뒷광고 아니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전부 직접 구입했다 ㅎㅎㅎ

사실 그전에도 언급했지만 퍼즈페이스는 다른 퍼즈들에 비해 특히나 퍼즈계의 범용페달 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팔방미인 같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제품도 역시 퍼즈 빌더라 하면 제작하는데 빠질 수 없는 퍼즈페이스/톤벤더 MK1.5/복스 톤벤더 '기반' 퍼즈 페달이다. 공통적으로 트랜지스터 2개, 캐패시터 3개, 저항 4개, 가변저항 2개 로 구성되어 있다.

기반이라는 말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퍼즈페이스와 톤벤더 1.5 같은 경우 거의 같은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들어가는 부품의 종류와 가짓수는 모두 동일하고 부품의 수치가 약간씩 다른 정도이다.
다시말해 퍼즈페이스에서 몇몇 부품을 수치만 바꿔 장착하면 톤벤더 1.5가 되는것이다.

퍼즈의 세계는 참 오묘하다. 들어가는 부품이 정말 단촐한데, 그 단촐함 때문에 각 부품들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같은 설계의 페달이 맞나 싶을 정도다.

퍼즈페이스 관련 정보들은 이미 구글에 차고 넘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여기서 굳이 퍼즈페이스의 역사라거나 관련 스펙들을 쭉 기록하는건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려 한다.

기본 컨셉은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퍼즈페이스 기반 퍼즈 페달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오리지널의 100% 레플리카는 아니다. 물론 오리지널 스펙 부품 그대로(NOS부품 때려박아서) 제작은 가능한것으로 알고있다. 비용은 좀 많이 상승하겠지만 ㅎㅎ
이부분은 필스타에서도 명시하고 있다. 만약 어떤 모조(?)를 좀 많이 따지는 경우엔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

이런 특성이 때에 따라 단점이 될수도 있는 부분이긴 한데, 유저가 명확하게 원하는 사운드 컨셉이 있으면 만족할 것이고 아니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사실은 의외로 퍼즈페이스로 유명한 기타리스트들 조차도 순정상태의 퍼즈페이스(특히 게르마늄)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핸드릭스 같은 경우 한 20개의 퍼즈페이스를 놓고 하나하나 테스트 후 그날 제일 상태 괜찮은 걸 골라 썼다고 하니 말 다했다.

핸드릭스가 사용했던 퍼즈페이스들은 전부 순정이 아니었고 당시 전담 엔지니어인 Roger Mayer가 모디한 페달을 사용했다는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Roger Mayer 와 Jimi Hendrix

개인적으로 로저 메이어를 아주 좋아한다. 정확히는 그분의 철학에 공감한다라는게 맞는 말 같다.

빈티지 사운드가 최고의 기타 사운드라는 점엔 동의하지만 NOS 부품과 옛날 설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요즘 부품과 새롭게 회로 설계를 해서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게 로저 메이어의 모토인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게 엔지니어로서의 실력은 당연하고 거기에 겸비해 좋은 사운드에 대한 확고한 본인만의 생각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최고의 기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인기가 거의 바닥을 기는 수준이라 매물이 씨가 말랐는데 솔직히 이만한 제품도 없다 생각한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오리지널과 클론은 같을 수가 없다. 이런 마인드 때문에 애매하게 클로닝을 하느니 사운드가 좋은쪽으로 튜닝 되어있는 제품들을 선호한다. 단, 제대로된 사운드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이야기가 잠시 샜는데, 퍼즈스타는 로저메이어의 그것과 유사한 구석이 있다. 요즘 부품으로 제작되었고 빌더 나름의 튜닝이 들어가 있다. 요즘 부품이라 자칫 모던한 사운드가 나올거라 착각하기 쉬운데 정말 기우였다.
그야말로 빈티지한 부글부글 그렇지만 힘있는 사운드가 나와줘서 깜짝 놀랐다.
역시 어떤 부품을 쓰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도 정말 중요한게 퍼즈 페달이라는걸 다시한번 느꼈다.

썬페이스 로부터 유래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인풋 트리머와 바이어스 트림도 장착되어 있어서 기호에 맞는 사운드를 연출할수 있게 해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와와랑 궁합이 다른 페달들 대비 압도적으로 좋다.

퍼즈페이스의 가장 큰 단점중 하나가 퍼즈 앞에 와와가 있을때 와와가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날로그맨에서 이거 때문에라도 인풋 트리머를 달아놓는건데 솔직히 효과가 크진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Foxrox의 레트로핏 같은 것들을 설치하는 건데 퍼즈스타는 그럴 필요가 없다.


좀 뜬금없지만 얼마전 75년산 Thomas Organ Crybaby 를 구입했다. 외관은 좀 많이 헐었는데 덕분에 가격이 저렴해서 냉큼 질렀는데 풋스위치 이슈 말곤 크게 이상있는 곳도 없고 촉촉하니 사운드가 훌륭하다.

메인으로 쓰는 Wizard Wah에는 레트로핏을 달아놔서 몰랐는데 크라이베이비와 퍼즈스타를 같이 써보니 스윕은 좁지만 엄청 빡빡한 와와 사운드가 쏟아져 나와서 깜짝 놀랐다. 
흡사 핸드릭스 우드스탁과 같이 폭은 좁지만 확실하게 와와가 먹어줘서 솔직히 좀 놀랬다.
물론 레트로핏도 좋지만 솔직히 레트로핏 장착한 와와보다 더 음악적이고 훌륭한 사운드다.

혹시 와와가 그냥 궁합이 좋은건가 해서 던롭 퍼즈페이스를 연결해봤는데 역시나 와와는 하나도 안먹고 고주파 노이즈만... 역시 그냥 퍼즈스타가 와와랑 궁합이 좋은 거였다.

퍼즈스타는 여러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일단 트랜지스터 선택이 가능하다. 게르마늄과 실리콘 중 하나를 정하면 그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원하는 트랜지스터를 정하는 방식이다. 게르마늄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보통 게르마늄 하면 NKT275 실리콘은 BC108이 유명한데, NKT275 진작에 소진된 것 같고 호환 티알들을 선택 가능했었다.

나는 주문당시 필벤더(톤벤더 MK1) 와 함께 주문했었고, 퍼즈페이스는 역시 실리콘이지! 하는 마음에 실리콘 버전으로 주문하였다. BC108은 다른곳에서도 많이 제품화 되어있기에 빌더의 추천도 있었고 나도 내심 궁금했던 BC109로 선택했다.
오리지널에도 쓰였던 티알이고, 무엇보다 크레스트오디오(Dave Fox 시절)의 퍼즈페이스에 쓰였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었고 1년 조금 안되었는데 현재까지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작년 전주에서. 퍼즈스타와 필벤더와 함께.

역시 108 대비 109가 좀더 매끈한듯 하며 부글부글(?) 한 뉘앙스다. 108과 109의 차이는 나에게 꽤나 크게 다가왔다. 취향의 영역인데, 둘 다 매력적인 소리고 109가 좀더 두루두루 쓰기 좋은 사운드라고 생각한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퍼즈계의 팔방미인 하면 퍼즈페이스 라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어디다 갖다놔도 오 퍼즈페이스군! 하는 느낌이라 좋다.
딱 한개의 퍼즈만 써야 된다고 하면 톡식 어벤저 아니면 이걸 가져갈거 같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해야할까...? 이것도 역시 취향의 영역인지라 ㅎㅎ

확실히 이 가격대에 이정도 퀄리티의 퍼즈페이스 클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것 같다. 사실 필스타 퍼즈 제품들이 대부분 이렇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가성비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좋다.
그리고 가성비를 철저히 따지는 사람이라면... 이만한 제품도 없다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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