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8일 금요일

퍼즈 페이스의 후손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Dunlop JH-F1, Feelstar Fuzzstar, Chase tone Fuzz Fella.

현재 퍼즈펠라는 내 손을 떠나고 없는 상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전부터도 그랬지만 내 취향엔 퍼즈페이스 계열보단 톤벤더 계열이 더 맞는 것 같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드라이브를 통틀어 가장 풀레인지 사운드를 내주는 페달은 퍼즈페이스가 유일하다. 그래서 퍼즈들 중에 가장 음색도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하이파이하다(그리고 엄청 부글부글 끓는다).

기타 볼륨과 톤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음색도 너무 다양하다. 진정한 범용페달의 범주에 넣기에 손색이 없다.

퍼즈페이스가 팔방미인같은 느낌이라면 톤벤더는 약간 인디(?)스러운 느낌이 있다. 범용 느낌은 아니지만 색깔이 확실하다.
퍼즈페이스도 영국 태생이지만 톤벤더야 말로 그냥 영국 그 자체같은 느낌이 있다. 사운드도 디자인도 그냥 영국스럽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선봉대 같은 느낌이다.
버전도 MK4까지 있고 일종의 파생형 모델들까지 더하면 종류도 많고 하여튼 밴드맨들에게 어울리는 퍼즈 하면 아무래도 톤벤더 아닌가 싶다.

근데 이건 퍼즈페이스 오리지널을 소유해보지 않아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일수도 있다. 
퍼즈페이스 오리지널 vs 톤벤더 오리지널 ㅎㅎㅎㅎ?

그리고 누차 이야기하지만, 오리지널과 100% 동일한 클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저 오리지널과 최대한 흡사한 클론을 선택하는 것이지.
그리고 오리지널 대비 클론의 사운드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도 별 의미 없는것 같다. 오리지널과 동일할 수가 없기도 하고 비록 다를지언정 클론 나름대로 사운드가 훌륭해서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싶으면 연주자 입장에서는 훌륭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리지널과 클론을 비교하며 속앓이 할것 같으면 그냥 오리지널을 구입해야 그 속앓이가 해소될 것이다.
클론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클론 제품 나름의 나에게 맞는 매력을 발견하면 재밌게 써오곤 했다. 앞으로도 그래보려 한다.
그래서 이 포스팅의 제목을 굳이 '퍼즈 페이스의 후손들' 이라고 붙였다. 진정한 퍼즈페이스는 오직 오리지널 뿐이기에, 나는 그 후손격인 클론들을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내 기타인생의 첫 퍼즈 입문은 대략 2009년? 2010년 쯤 구입했던 뮤지콤 퍼즈스페셜이었다.

가장 오른쪽 까만 페달이 뮤지콤 퍼즈스페셜. 전 주인이 칠해놓은것 같았다.
OC72 트랜지스터가 쓰였던 걸로 기억한다. 소리가 상당히 두터웠고 '오 이게 퍼즈구나 ㄷㄷ' 하는 퍼즈에 대한 강한 첫인상을 주었던 페달이다.

이 퍼즈스페셜이 꽤나 마음에 들었어서 까만 버전을 팔고 몇년 뒤 또다른 퍼즈스페셜을 구해서 썼다.

조잡한 까만 도색과 달리 제대로된 하몬드 본연(?)의 퍼즈스페셜이었다.
전 버전과 동일한 OC72 였던것 같고 다른점이라면 가운데 바이어스 노브가 있었다는 점이다.

퍼즈라는게 같은 제품이어도 개체마다 편차가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었다. 개인적으론 2노브가 더 소리가 좋았다.
요즘에도 중고로 올라오는지 모르겠는데 2노브 버전은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게르마늄 퍼즈페이스의 소리를 느껴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물론 퍼즈32 세컨드 에디션도 사용했었다. 똑같은 OC72 트랜지스터였지만 퍼즈스페셜과는 사운드 차이가 좀 있었다. 역시 퍼즈스페셜이 조금 더 취향이었다.

블로그에서도 한번 언급했었던 물론의 퍼즈14와 솔퍼즈도 애용했었다. 특히 솔퍼즈는 나름 오래 사용했다.
퍼즈페이스를 기반으로 좀더 레인지와 강조하는 대역대를 수정한 느낌이었는데 그게 꽤나 올라운더적인 느낌으로 사용할수 있었다. V.Batt 노브의 유용성까지.

노브값을 보면 대충 알겠지만 저땐 무조건 볼륨이 10이면 끝일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퍼즈페이스 계열을 계속 쓰다보니 10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0% 사용법을 알고 쓴 느낌이 아니었어서 좀 아쉽다.
지금 쓰라고 하면 더 잘 쓸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의외로 던롭 퍼즈페이스를 제일 최근에 구입했다. 그동안 괜히 구입을 안하고 있기도 했다. 이유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역시 구관이 명관. 가격이 저렴해서 그렇지 저렴한 소리는 절대 아니다. 웬만한 퍼즈페이스 클론들보다 나을 정도. 케이스 때문에 소리도 더 좋게 느껴지는건가? 부드럽다면 부드러운거고 먹먹하다면 먹먹할수도 있겠다.
티알은 BC108B. 셋중 게인은 상대적으로 제일 적다. 사실 상대적일 뿐이지 적은양은 아니다. 

초기와 비교해 부품이 약간 다르다. 초기버전도 시연해봤던 바 차이는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지금 버전도 훌륭하다.
의외로 SG와의 궁합이 너무 훌륭하다.
역시 이펙터계의 대기업은 다르다. 퍼즈라는게 기본적으로 양산이 용이하지 않은 제품인데 양산체제에서 이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점에서 던롭의 저력을 실감하게 된다.
가격으로나 사운드로나 80년대 크레스트 오디오 이후의 퍼즈페이스의 적장자 자리를 계승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번 언급했던 필스타라는 브랜드는 어느덧 내 최애 브랜드가 되었다. 국내 퍼즈 빌더 중에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된다. 일전에 빌더분에게 제작과 부품수급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었는데 '아 이분은 진짜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축적된 퍼즈 제작 관련 노하우로는 국내에서 따라올 빌더가 없다고 단언한다.

퍼즈스타에 대한 포스팅이 늦어지는데 좀 더 명확히 글을 쓰기 위함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상당히 좋다. 셋중에 제일 부글부글 끓으면서 유려한 음색이다. 클린업도 제일 좋으며 퍼즈페이스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노이즈도 없고 특히 퍼즈를 10에 놨을때 삐이 하는 오실레이션이 없다. 셋에 비해 상대적으로 볼륨량이 적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이건 요즘 클론들이 오리지널 대비 볼륨이 부스트 되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빈티지한 뉘앙스란 생각이 든다.
솔직히 셋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꼭 포스팅을 약속하며…^^

퍼즈펠라는 'Secret Preamp'로 유명한 Chase Tone의 퍼즈페이스 서킷의 페달이다.
작년에 한상원 교수님의 추천으로 오더를 넣어 열흘쯤 지나 받았다.

일단 외관이 끝내준다. 해머톤 피니쉬에 오리지널과 동일한 노브와 문자 프린팅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단 페달은 외관이 예뻐야 한다. ㅎㅎㅎ 티알은 BC108C, 게인양은 많은편이다.
위에 두 페달과 다른점이라면 볼륨과 퍼즈 이외에 미니포트 3종류(Mids, Feel, Bass)가 장착되어 있어 사운드의 가변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순서대로 미드부스트, 바이어스, 인풋게인 인데 조작하기에 따라 퍼즈 베이스의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도 가능하다. 바이어스도 과하지 않고 딱 적당하다.
퍼즈페이스 서킷을 기반으로 해서 톤의 가변폭을 넓혀놓았다는 점이 이 페달의 가장 큰 특징이자 존재의의라고 생각한다.

빌더가 티알 선별에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 든다. 노이즈도 거의 없고 사운드도 훌륭하다. 클린업도 퍼즈스타 만큼은 아니지만 잘 되는 편이고 108 특유의 부글부글한 뉘앙스가 풍부하다.
재미있는게 셋 다 테스트를 해보면 다 부글부글한 뉘앙스가 있는데 미묘하게 위상이 약간 다른 느낌? 셋다 풀레인지는 맞는데 약간씩 강조되는 주파수 대역이 달랐다.
안좋게 얘기하면 퍼즈펠라가 약간 심심한 느낌? 헛헛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아날로그맨과 흡사한 뉘앙스다.
개인적으로 선페이스 사운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이게 뭐랄까 관록있는 미국 빌더들의 특성인가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밸런스는 아주 훌륭한데 뭔가 조금 더 불량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조금 아쉽다.

여담으로 빌더인 Kyle Chase가 굉장히 나이스한 사람 같다. 궁금한 점들을 메일로 주고 받았는데 매우 상세하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그리고 시크릿 프리앰프가 증명하듯 페달 빌더로서의 역량이 검증된 빌더의 제품이라 그런지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단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내 손을 떠난 상태인데... 상술한 대로 나는 톤벤더가 더 맞는거 같애서 갯수를 좀 줄이려다 보니 어쩔수 없이 선택된 감이 있다. 던롭 퍼즈는 외관 때문에라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좀 더 퍼즈페이스 본연의 뉘앙스가 강한 퍼즈스타를 선택했다.
하지만 퍼즈펠라가 떨어지는 페달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가변성을 강점으로 퍼즈페이스 사운드를 응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전세계 너도나도 퍼즈 빌더랍시고 난립하고 있는게 현시점의 페달 (특히 퍼즈) 시장이다. 봉이 김선달 같은 행태가 자행되고 있는데 아무리 NOS 부품을 때려박는다 한들 빌더가 확고한 사운드 주관과 노하우가 있는게 아니면 제대로된 결과물을 보장받지 못하는게 퍼즈라 생각한다. 
제대로된 빌더에게 제대로된 제품을 구입하면 실망하는 일이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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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참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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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sound Hybrid One Knob Fuzz 'The Toxic Avenger' 를 지르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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