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거 같다.
앞으로 유익한 정보로 찾아오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첫번쨰로 리뷰하게 될 페달은 6 degrees fx 라는 회사에서 나온 Millie Fuzz라는 페달이다.
현재 김창완밴드, 하원 양의 음악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페달이다.
(사실 온갖 퍼즈페달을 짬뽕해서 쓰는것도 좋아한다.)
사진과 같이 생긴(색상이 여러종류이다.) 페달이고, 지금은 이 버전에 mk2 버전도 출시되었다. 헌데 비슷하면서 운용방식이 좀 달라 개인적으로 이 페달이 더 맘에 드는거 같다. 자세한 얘기는 밑에서...
워낙 퍼즈를 좋아하고 여러가지를 써보고 싶어 이것저것 써보고 했는데 '퍼즈는 무조건 빈티지여야지.' 하는 의견에 좀 반대하던 입장에(요새 퍼즈도 음악적으로 꽤나 유용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지라.) 이녀석을 중고장터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무려 Fuzz Face 서킷이란다! 사실 그래도 자칭 퍼즈 예찬론자가 퍼즈페이스 사운드를 연주해보지 않을수야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던 찰나, 이녀석 컨셉이 너무 와닿아서 바로 구매해버렸었다.
컨셉이 참 독특한 페달인데 Fuzz Face 서킷에 추가 회로를 거쳐 Big Muff 사운드까지도 연출이 가능하게 만든 페달이다. 왼쪽에 풋스위치로 이를 조정할 수가 있다. 왼쪽이 Burn 채널이고 오른쪽이 On/Off 스위치이다. 번 채널은 페달이 켜져있을때에만 작동한다.
위에 상술한 mk2 버젼은 이 기능이 풋스위치가 아닌 토글 스위치로 운용하게 변경되었고, 사운드가 좀더 agressive 하게 튜닝이 되었다고 하는데...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전형적인 실리콘 퍼즈페이스의 서킷이라는 광고문구에 혹한것도 한몫 했다...
사실 무엇보다 나의 구매에 쐐기를 박게 된 계기가 하나 있었으니.....
저 크고 아름다운 콘덴서와 카본 컴포지션 저항! BC108 트랜지스터 4방에 심지어 하드와이어링!!!!!!!!!!!!!(실제로 내것도 저렇게 생겼다. 절대 과장이 아니고.)
무언가 적어도 엄청 좋은 소리가 날것 같은 예감이었다.
여기서 퍼즈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퍼즈는 디스토션이나 오버드라이브와 다르게 opamp가 아닌 트랜지스터에 의해 증폭, 왜곡을 얻는 방식이다. 당연 트랜지스터의 종류, 재질에 따라 엄청난 소리의 변화가 따르게 된다.
보통 퍼즈페이스는 트랜지스터 2개, 톤벤더류는 3개, 빅머프류는 4개의 트랜지스터를 필요로 하게 된다. 이 퍼즈는 보다시피 BC108이 쓰인 전형적인 실리콘 트랜지스터이다.
이미 잘 아시겠지만, 게르마늄과 실리콘의 소리 차이는 극명하다. 좋고 나쁘고의 느낌이 아니라 그냥 다르다. 질감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취향껏 쓰는것이 맞는거 같다.
퍼즈의 기본 원리를 생각해봤을때 이 페달의 아이디어가 정말 신박하게 와닿았다. 처음 페달을 온 시켰을때 퍼즈페이스 서킷만 구동(TR 2개)시키다가 번 채널을 밟게되면 풀 서킷을 구동(TR 4개)시킨다는 발상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신박한거 같다. 보통 디스토션이나 오버드라이브 페달에는 이런 방식이 흔했는데 퍼즈에서도 보니 참 신기했었다.
정말 거창하게 얘기하면 '페달 하나로 퍼즈페이스+빅머프의 효과' 를 낼수 있는 페달이라는 것이다.
사운드는 실리콘 퍼즈의 전형적인 그것이다. 풀레인지로 증폭이 되며 게르마늄의 뭔가 덩어리진 느낌보단 확실히 털끼가 있는 그런 느낌의 퍼즈이다. 에릭존슨 퍼즈의 느낌도 살짝 나는듯 하다. 뭔가 정통 퍼즈페이스 라기보단 제작자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재해석 한 느낌의 사운드이다. (유튜브 사운드샘플들이 죄다 뭔가 빡센연주들만 쳐놨는데 그소리고 나고 저소리도 나고 한다.)
확실히 마냥 빈티지하다고 볼수는 없는 느낌의 사운드이다. 하지만 이느낌 조차 나에겐 너무 좋게 다가왔다. 내가 원하던 퍼즈의 이상향에 한껏 다가간 느낌의 퍼즈여서 그랬을까.
처음 구매후 쳐보면서 놀랐던것은, 클린업이 굉장히 좋다는 것이었다. 이부분은 사실 정말 의외였다. 적어도 퍼즈페이스와 같은 소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서킷을 따라간 부분도 있고 전통적인 퍼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재현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퍼즈량을 만땅을 놓고 쓰는지라,(크랭크업 앰프에 볼륨,퍼즈 전부 max로 놓고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세팅에서도 불구하고 놀라울정도의 클린업이 나와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사실 오리지널 빅머프의 사운드를 잘 모른다. 번채널의 사운드는 어찌보면 단순히 부스트된 느낌의 사운드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분명이 약간 다른 질감의 퍼즈 사운드가 나온다. 리이슈 빅머프와도, 그리고 현재 소장하고 있는 HSW Blue Gibson(혼다상의 게르마늄 빅머프 스타일의 페달이다. 차후 리뷰예정)와도 확연히 차별화된 실리콘 퍼즈의 느낌을 듬뿍 뿜어내어준다. 이게 참 말로만 설명하려니 힘드네. 사운드샘플을 기회가 된다면 첨부해보도록 해야겠다.
기판 중간에 트림팟들이 있는데 하나는 페달의 전반적인 중고역대를 cut/boost 시킬수 있는 트림이고 또하나는 burn 채널에서의 bias에 관여하는 트림이다. cut/boost는 변화폭이 크지는 않고 공식홈에서는 중역대를 컨트롤 한다는데 체감상으론 중고역대 라고 느꼈다. bias도 변화폭이 엄청 크지는 않지만 보통의 퍼즈들에 달려있는 그런 바이어스 노브와 비슷한 폭인거 같다.
정말 우연히 발견했지만 꽤나 유니크한 퍼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한국 딜러가 없는걸로 알고있다. 해외직구를 이용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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