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작성하는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날이 물가도 오르고 불경기인데 좀 무리해서 앰프를 하나 질렀다.
와이프의 허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흔쾌히 허락해 줘서 너무 고맙다.
외관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 유명한 'Hiwatt' 의 레플리카다. 정확히는 Hylight Electronics 시절 스펙이다.
사실 오리지널을 구입하는게 최고긴 한데, 환율이 몇 개월 전보단 좀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오리지널은 현재로서는 많이 부담되는 가격인 것도 사실이다.(언젠가는 꼭...)
거기다 운좋게도 상태가 좋다면 나이스이지만 보통 가장 먼저 수명이 다하는 전해 등을 교체하다보면 추가 비용도 발생하고 뭔가 빈티지라 좀 아기 다루듯 해줘야 할것 같아 유지 보수와 운용에 부담에 없는 Hi-Tone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구입한 모델은 HT50. 하이와트의 DR504에 해당한다. DR103=100W, DR504=50W 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국내 연주환경은 크게 잡아야 50W가 한계라고 생각하기에, HT50을 선택하였다.
정확히는 HT50 DR과 DG가 있고, 나는 DG를 선택했다. 서킷상의 차이점은 없고 DR은 우리가 아는 4인풋(2 Normal, 2 Brilliant)이고 DG는 Pete Cornish가 David Gilmour의 앰프에 적용했던 모디인 노멀과 브릴리언트 채널이 내부적으로 링크되어 있는 버전이다.
어차피 주로 링크해서 쓸건데 굳이 패치케이블을 꽂아 사용할 필요 가 없고 로우인풋은 사용이 불가하지만 필요시 하이인풋에선 동일하게 노멀과 브릴리언트 채널을 개별적으로 쓸 수 있기에 이 버전으로 결정했다. 그냥 길모어 좋아해서다 ㅎㅎ
Fender, Marshall 등의 엠프와 차별화된 하이와트만의 독특한 사운드는 개발자인 Dave Reeves의 철학에 기반을 둔다. 하이와트는 탄생부터가 기존 기타앰프의 단점을 보완할 목적의 하이엔드 앰프로 개발되었다. (무언가 덤블과 겹쳐보인다.)
Dave Reeves
하이와트를 상징하는 수식어로 흔히 탱크같은 빌드 품질, 내구성, Mil-Spec, Partridge Transforner 등이 언급된다. 특히 하이와트 내부 배선 사진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칼각을 자랑한다.
이는 Dave Reeves 가 배선 전문가로 고용한 Harry Joyce의 작품이다. Harry Joyce는 영국 해군 군용 배선 전문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칼각은 여기서 기인한다.
군용장비는 극강의 신뢰성과 내구성, 그리고 문제가 있을 시 수리가 용이해야 한다. 그 결과 간결하면서도 튼튼하고 칼각을 자랑하는 소위 Mil-Spec(군용 등급) 의 앰프가 탄생하게 되었다.
Hylight Hiwatt DR-504 내부
하이톤 역시 이런 특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른 브랜드도 비슷한 만듦새를 보여주긴 하는데 구글링 해보면 하이톤이 제일 깔끔하고 견고한 느낌이다.
Hi-Tone HT50 내부
하이톤은 Hylight Electronics 시절 하이와트 사운드의 핵심인 Partridge Transformer와 동일한 사양으로 감아 Heyboer 에서 제작된 트랜스포머를 차용하고 있다.
다른 복각 회사들도 서로 자기네 제품이 오리지널과 동일한 스펙이라 광고하는데 그중에 Hi-Tone을 선택한 이유는 아래 후술.
기타 앰프 삼대장(Fender, Marshall ,Vox) 에 비해 약간은 인지도가 마이너하다고 느낄수 있는 앰프가 하이와트이지만 이 앰프도 은근 록기타 역사에 남긴 족적이 많다. 그만큼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하이와트 특유의 톤을 가지고 있다.
대표 사용자로는 Pete Townshend, David Gilmour, Jimmy Page, Noel Gallagher, J Mascis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길모어는 69년 처음 하이와트를 사용한 이래 현재까지 쭉 하이와트를 그의 메인 앰프로 사용하고 있다.
David Gilmour and Hiwatt
Noel Gallagher and Hiwatt
J Mascis and Hiwatt
The Who의 Live at Leeds 라이브나 Led Zeppelin의 Royal Albert Hall 라이브는 가히 하이와트의 교과서적인 톤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하이와트 사운드의 정수이다.
The Who - Live at Leeds
Led Zeppelin - Royal Albert Hall Live
재미있는건 Hiwatt UK 라는 이름으로 하이와트는 현재도 생산되고 있다. 다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하이와트와는 조금 다르다고 봐야한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와트는
최초 설립자이자 하이와트의 개발자인
Dave Reeves가 오너로 있던
Hylight Electronics(약칭 Hylight, 1967~1981) 시절 생산된 앰프만을 지칭한다.
현재 Hiwatt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는 Music Ground 라는 회사인데, British Pedal Company(BPC) 도 이 회사의 소유다.
hiwatt.org 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자면 84년도에 이곳에서 하이와트를 인수했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 회사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개쓰레기 회사라는 점이다.
이 회사의 소유주 부자가 100만 파운드 상당의 기타 도난 범죄를 저지르지 않나, 저작권따위는 밥말아먹는 행태를(대표적으로 톤벤더가 있다. 톤벤더는 Macari's 에 독점 상표권이 있다. 지금까지도 소송 중인것으로 추정.) 지금까지 자행하고 있는데 허락도 없이 David Gilmour의 시그니처 앰프랍시고 멋대로 발매했다가 고소 크리를 먹는 웃지못할 촌극도 있었던 회사다.
그냥 이 회사의 영업방침 자체가 배째라 인 것 같다.
그런 이유로 Music Ground 산하 브랜드는 믿고 거른다. 기본 마인드가 개쓰레기인 회사다. 그리고 비싼돈 주고 산 사용자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BPC 같은 제품만 봐도 딱 답이 나온다. 소리가 개떡같다.
같은 이유로 Hiwatt UK도 마찬가지로 거르게 되었다.
물론 이곳 아니고도 하이와트 앰프 클론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몇 있다. 유명한 곳으로는 역시 Ceriatone의 Hey What 와 Reeves Custom 정도 꼽을 수 있다. 번외로, Royal Amp 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하이와트를 복각한다기 보다 정확히는 Jimmy Page가 사용했던 앰프들을 복각하는데 중점을 둔 회사 같다.
Hi-Tone 은 하이와트 복각 쪽에서는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런데 나는 망설임 없이 그 후발주자의 제품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표인 Clayton Callaway 부터가 하이와트 덕후이자 복각으로 유명한 사람이고 여기에 hiwatt.org 페이지의 운영자이자 빈티지 하이와트 앰프 서킷에선 그 누구보다 정통한 엔지니어인 Mark Huss와 Dave Reeves의 아들인 Glynn Reeves 가 이 회사에 소속되어 개발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거기다 아래 내용이 제일 중요한데,
HI-TONE Amplification is the only amplifier company endorsed and approved by the Dave Reeves family.
(HI-TONE Amplification은 Dave Reeves 가족이 보증하고 승인한 유일한 앰프 회사입니다.)
더 말이 필요할까? 여기에 꽤나 합리적인 가격까지.
여담이지만, Dave Reeves의 가족들은(Glynn Reeves 포함) Reeves Custom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Reeves 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나.
물론 법적으로 이들이 Hiwatt 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못한다. 아들이 아버지가 개발한 앰프 복각에 참여하는데 아버지의 브랜드명을 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다. Dave Reeves 사후 그의 가족들이 Hiwatt를 상속받지 못한 탓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구입 전 한국으로 배송이 가능한지 Clayton 에게 메일로 문의를 했었고 며칠 후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놀라운 점은 한국으로의 배송비가 내 예상보다 상당히 저렴했다는 점이다. 20kg에 육박하는 앰프가 FedEx 으로 보내준다는데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했다. 믿기지가 않아서 '혹시 배로 보내는거니?' 하고 물었더니 제작자가 하는말이
'배로 보내려면 캘리포니아까지 육로로 보내야 하는데 그게 더 비쌈.'
뭔가 머쓱 ㅎㅎㅎ
내가 주문한 모델은 주문과 동시에 제작이 들어가는 관계로 12주에서 14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12월 중순쯤 시켰으니 아마 3월 말쯤에는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중이다.
파트1은 여기까지. 파트2 는 앰프가 도착하면 포스팅 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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