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일 월요일

Feelstar Feel Bender (Solasound Tone Bender MK1 Clone)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아직도 꺾이지 않는 코로나 펜데믹이지만 접종률도 점점 올라가고 다시 완연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덕분에 거의 2년동안 휴업하다시피 했던 공연이 재개되어 며칠전에 잘 마치고 왔다. 진짜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일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역시 송충이는 풀잎을 먹어야지 ㅎㅎ



이전에 한번 언급했었던 Feelstar 라는 브랜드의 페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오늘은 그중 ‘Feel Bender MK1’ 라는 이름의 페달 이야기이다.

외관에서 알 수 있듯 전설적인 Solasound ToneBender MK1 의 클론 페달이다.

Original Solarsound ‘Tone Bender’ MK1

톤벤더는 게리 허스트(Gary Hurst) 라는 영국의 엔지니어가 최초의 퍼즈라 불리우는 Gibson Maestro FZ-1의 짧은 서스테인을 개선하여 내놓은 제품이라고 한다.

최초의 퍼즈, Gibson Maestro FZ-1

당시 깁슨 마에스트로 퍼즈의 경우 1.5V 였는데 이를 9V버전으로 모디한 것이 최초의 톤벤더인 MK1과 MK1.5 라고 한다. Mk1의 경우 3TR, MK1.5의 경우 2TR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톤벤더 MK1.5와 Vox의 톤벤더와는 같은 2TR에 상당히 유사한 회로를 가지고 있고 이걸 또 모디 개량한 페달이 바로 불세출의 명기 퍼즈페이스 라는 점이다.

Solasound Tone Bender MK1.5

Vox Tone Bender

전압을 높임으로써 일단 단점으로 지목되었던 짧은 서스테인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1.5V 에서 9V)
특히 MK1의 경우 깁슨 마에스트로의 직계 자손격인 퍼즈라 그런지 FZ1 특유의 로파이한 뉘앙스도 가지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설계자인 게리 허스트가 톤벤더의 회로들에 대한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Copyleft라는 말이다.
덕분에 많은 빌더들이 맘편하게 클론을 제작할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오오 대인배…

톤벤더 MK1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타리스트는 역시나 David Bowie의 기타리스트였던 Mick Ronson이다.

Mick Ronson



이외에도 Pete Townsend, Jeff Beck, Beatles 등 당대의 유명 영국 뮤지션들은 거의 다 이 페달을 사용했었다.
그치만 제일 Mk1의 교과서적인 사운드 측면에서는 역시 믹 론슨만한 기타리스트가 없는거 같다. 그의 시그니처 MK1도 최근에 리이슈되어 나왔을 정도니 말 다했다.
물론, 이런 제품들이 그렇듯 가격은 아주 사악했다.

보통 빌더들에게 있어 퍼즈 제작에 핵심이라 불리우는게 TR 매칭이라고 한다. 여기에 MK1의 경우 누설전류까지 들어맞아야 해서 제작 수량이 많을수가 없다.
클론이라 할지라도 톤벤더 MK2, 3, 4 클론이나 퍼즈페이스 클론에 비해 수량이 현저히 적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해외 빌더들 포함 MK1 클론을 제작하는 빌더가 그리 많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데 마침 국내에서 발매가 된 것이다.
아니, 그런데 심지어 가격도 착하다! 거기에 완벽한 금장 외관과 특유의 케이스 모양까지… 지름을 참을 수 없었다.
솔직히 비주얼에서 이미 홀랑 넘어가버렸다.

이건 사야만 하는 페달이다.
오리지널은 사실상 돈이 있다 해도 구할수가 없는 수준이고 (당시 총 50여대 정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잘 만들어진 클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내부 기판을 봐도 그렇고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퍼즈라 생각한다.

산울림 초기앨범 같은 경우 추정하기로 일본제 퍼즈 아니면 깁슨 마에스트로 같은 것들로 녹음되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 비슷한 뉘앙스도 나와줘서 꽤나 기분이 묘했다. (리더님께 여쭤봤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잘 기억이 안나신다고 ㅎㅎ)

아무튼, 굉장한 페달이다. 스트랫과의 궁합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텔레와의 궁합이 아주 환상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프론트에서의 솔로 사운드는 이게 바로 퍼즈지 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미들 어딘가가 강조되어 있지만 두껍고 풍부한 배음에 말리는 비음까지.

아니 어떻게된게 매번 느끼지만 옛날에 설계된 쓸데없이 큰 페달들이 훨씬 원초적이고 따뜻하고 거대한 소리를 낸다.

벌써 이 페달과 함께 몇번의 합주와 공연을 했다. 멤버들이 진지하게 물었다. 뭔데 사운드가 이렇게 좋냐고.
검증은 이걸로 끝난 거 같다 ㅎㅎㅎ

진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같은 수준에 페달인데 이정도의 클론이라면 나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거 같다.
퍼즈페이스 보다도 더 원초적이고 날것의 퍼즈 사운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강력 추천하는 페달이다.


+22.3.18 추가

지금까지 6개월 가량 사용해 온것 같은데, 진짜 쓰면 쓸수록 엄청난 페달이다. BPC는 물론 JMI 이상 최소 D.A.M 이하 혹은 동급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D.A.M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요즘 거의 메인으로 사용하는 퍼즈 중 하나이다.

내부가 궁금하여 열어봤는데 와 그저 감탄… 이런 페달들은 특성상 부품이 무한정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특히 게르마늄 TR이라면 더더욱) 한정판의 성격이 강하다. 먼저 주문하는 사람이 승자란 뜻.
그리거 기존 톤벤더 MK1 클론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진짜 거의 부품값만 받고 파시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저렴하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소리까지 저렴하다고 생각은 절대절대 금물. 거의 비대칭전력 급이다.

제작 단계때 TR을 고를 수 있었는데 고무몰딩된 유리 NOS OC71이 옵션에 있었다. 소리가 좀더 부드럽다고 한다. 지금도 남아있을지는 모르지만 주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필스타 블로그 링크를 남기지 않은것 같아 아래 첨부.

댓글 2개:

  1. 프리미엄으로 주문해서 사용중인데 소리가 정말 끝내주네요 리플리케이터까지 켜놓으면 정말 환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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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댓글 확인이 늦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프리미엄엔 고무 몰딩된 OC71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리 죽일 것 같습니다.

      사실 퍼즈라는게 재료도 정말 중요하지만 빌더의 역량과 방향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운드가 나오기 때문에 그 두박자가 잘 맞아야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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