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8일 월요일

Moogerfooger MF-103 12 Stage Phaser

단종 소식이 들려오는, 여러 날을 미뤄왔던 Moog의 페달들을 드디어 포스팅 해볼까 한다.

사실 무거푸거 시리즈가 단종될줄은 몰랐다. 왜지... 국내에서 중고가가 말 그대로 X값이었어서 차근차근 사서 쟁여놓으려고 했는데 망했다. 이베이나 리버브를 보니 이미 해외에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예전 중고가 생각하면 그야말로 헉소리 나올 정도로.

현재 Phaser, MurF 두 종류의 페달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에 MF-101(Lowpass Filter)을 헐값에 팔았는데 살짝 속쓰리다.
오늘은 그 첫번째. MF-103 12 Stage Phaser의 포스팅이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MF-103 12 Stage Phaser이다.
예전 지인이 Lowpass Filter와 함께 소유하고 있던 페달인데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Bigsby를 장착한 Gretsch 기타와 (Made in China) 쿨하게 교환해서 생긴 페달들이다.

뭐니뭐니해도 무거푸거의 가장 큰 매력이자 단점은 크고 아름다운 사이즈! 신스 박사님이 된것 같은 컨트롤!
디지털 모델링 페달이 난무하는 현 시점에서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빅 사이즈에 풀 아날로그 서킷까지.

무거푸거 시리즈 페달 전부 버퍼 바이패스이다. 버퍼 성능이 해외에서도 그렇고 굉장히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인 느낌으론 뭐랄까... 좀 뭔가 특유의 Moog틱한? 이렇게 밖에 설명이 안되지만 하여튼 그런 색채를 입혀준다. Flat한 버퍼는 절대 아니다.
음색이 좀 저음이 빠지고 좀 얇아진다 라는 느낌이 있다. 시그널 보정 차원에서는 상당히 꽝인 느낌이다. 기타에 사용했을 시 약간 노이즈도 있는 편이다.
뭔가 신스와의 조합을 위해 만들었다가 '이왕 이렇게 된거 풋스위치 달아서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들도 쓰게 만들면 어때?' 하고 풋스위치를 추가한 느낌이다.

가지고 있는 페달 or 버퍼 + 앰프들과의 조합으로 단점을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페달 체인을 구성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런거에 크게 민감하지 않으면 상관 없을거 같기도 하다.
앞단에 약간 다크한 성향의 버퍼가 오면 잘 맞을거 같다는 생각이다.

근데 무겁고 크고, 썩 기타에 친화적이지 않은 버퍼를 가지고 있음에도... 소리가 눈물나게 좋다.
공연때는 대충 M9의 Phaser 모델링을 쓰는데... 이거 갖고 있으면서 모델링 쓰는게 너무 죄책감 들 정도다. 아 이게 진정한 아날로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인가 싶다.


사실 각 노브들이 정확히 뭘 하는건지 매번 소리를 직접 들어가며 돌려봤기 때문에 딱 이렇다 라고 설명을 하기가 조금 애매하다.
다행인 점은, Moog의 모든 페달들은 사용함에 있어 상당히 직관적이라는 점이다. 노브에 써있는 이름들 대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이 페달들의 가장 큰 특징이 어느 무거푸거던지 모든 노브를 Max로 놓으면 다 비슷한 소리가 난다 지옥의 소리 ㅎㅎㅎㅎ

왼쪽 상단의 LFO의 양과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Amount와 Rate 그리고 LFO 범위를 토글로 세팅 가능하다. Sweep 노브로 페이징되는 주파수 대역을 설정할 수 있고  Resonance로 윤곽을 더해주거나 흐리멍텅하게 할 수도 있다.
6Stage와 12Stage의 변화도 재미있다. 6스테이지는 빈티지 페이저들(MXR 등)과 유사한 페이징이고 12페이징은 그거보다 좀더 거대한 공간에서 돌아가는 느낌이다. 말그대로 6단계로 돌을래 12단계로 돌을래 하는 느낌이다.


잭 부분의 모습이다. DC9V Center Plus(+) 로 구동되며 오디오 In Out과 각 노브에 해당하는 익스프레션이나 별도의 CV 연결을 위한 4개의 인풋(상단), CV연결시 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지는 페이징을 쓸 수 있는 Sweep In, 다른 페달에 LFO Waveform을 보내줄수 있는 LFO CV Out(하단) 으로 되어 있다.

특이한 점이, 무거푸거 페달들이 일종의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CV 패치를 연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MF-101처럼 받기만 하는 애들도 있지만 별도의 Control Processor 없이도 무거푸거 끼리 어느정도는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CP-251 Control Processor가 있으면 더욱 세밀하고 다양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갖고싶다

Moog CP-251 Control Processor (moogmusic.com)

사실상 기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페이저중 가장 감성적이고 고퀄리티의 페이저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녹음때만 들고가서 쓰고 했는데, 이 글을 작성하면서 무거푸거만 따로 모아서 Satelite Board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ㅎㅎㅎㅎ

뮬에 무거푸거들 간간히 보이던데... 싸다 싶으면 바로 지르시길.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MF-101 최근에 구매했는데 질문좀 드려도 될까요? 국내엔 유저가 찾아보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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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곳에 댓글로 질문 주시거나 dualsuf123@gmail.com 으로 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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