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7일 금요일

결혼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하자며 약속하는 순간. 그 순간이 내게도 왔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냥 실감이 나진 않는다. 문득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원양이 '남편이에요.' 라는 말을 할때 내가 결혼을 했구나 라고 이따금 체감하게 된다.

사실 올해 1월에 날을 받고 예식장 예약은 끝난 상태였으나, 특유의 느긋함(은 아니고 게으름?)으로 인해 개학을 하루이틀 남긴 초등학생의 밀린 방학숙제를 하듯이 준비를 해나갔다.

'사회자는 누가 해주셔야 할까.' '축가는 어떻게하지?' 등등의 일련의 고민, 그리고 계속되는 선택의 순간.
결혼이란 명실상부한 인생의 거대한 행사(?)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기혼자들이 결혼식 당일에 왜 그리 정신이 나가있으며 결혼식 전 청첩장 전달해줄때 왜 그리 지쳐보였는지 직접 겪어보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상당부분 셀프로 준비해야 하는 곳이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여길 선택한게 컸다.
또한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게 셀프웨딩이란 것도 몸으로 체득했다.
직접 꾸민 포토테이블과 아내의 그림.

아내가 되기 전, 하원양이 이런 말을 했었다.
"웨딩드레스 입고 기타메고 노래하는게 내 로망이다!" 라고.
그래서 그 로망을 실현하기로 했다.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기회인데.


정말 먼지같은 팁이라면, 결혼식 당일에 웨딩카는 어떻게 해서든 타라고 말해주고 싶다. 섭외를 하던 본인들의 차를 꾸미던. 모세의 기적급의 프리패스가 가능해진다.
웨딩카임을 알아본 많은 차들이 너도나도 먼저 가라며 양보해준다. 이는 당일 빡빡한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신랑신부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우린 석수정에서 나올때 그런거 안하고 나왔다. 덕분에 신부가 신부대기실에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맛볼 수 있었다. 애시당초 아내는 신부대기실에 있을 생각조차 안했지만.


이렇게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하원양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가약을 맺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결혼식이라니. 절로 웃음이 배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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