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2일 월요일

두 번째 생각

2018년 들어 두 번째 포스팅이다.
새해 다짐했던 '올해는 부지런하게 포스팅 해야겠다' 라는건 안타깝게도 한달만에 그 막을 내리게 된것 같다.

아니, 한달밖에 안지났다고... 정신좀 차려야 하지 않겠어?

주변에 가끔씩 글을 참 잘 쓴다 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이 아닌가? 사실 꽤 자주 느끼고 있다.

피딱지가 주인공인, 무릎의 상처가 태어날 때부터 원래 신체의 일부인 양 눌러 앉아있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에 함박눈이 내릴 즈음(적어도 그땐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 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옷을 대충 주워입고 집 근처 마을회관에 노인들이 이따금 게이트볼을 치시곤 하던 그곳으로 달려나가면 어김없이 나와 같은 부류의 아이들이 둘, 혹은 셋이 나와 있었다.
눈을 뭉쳐 서로를 과녁 삼아 던지기도 하고 눈사람 따위를 만들기도 하며 그때쯤 되면 어김없이 감기가 들곤 했다.

아마도 모든 놀이가 끝난 후 그날따라 유난히 빠르게 어둠에 휩싸이는 하늘을 친구 삼아 집으로 돌아올 때의 그 끝없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산성비에 이어 미세먼지를 머금은 눈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나온다. 참 현실감이 없다.
누구에게는 한없이 순수함을, 다른 누군가에겐 사랑의 달콤함을 속삭이는 순간 절정으로 인도하는 '그것' 을 있는 힘껏 피하란다.
그 '쓰레기' 가 습격하기 이틀 전에 말끔히 세차를 하고 일기예보를 뒤늦게 접했을 때의 그 황망함이란.
한때는 시간을 망각하게 만든 그 '하얀 것'을 마주한 대가가 쉬이 지워지지 않는 구정물일 수가 있는걸까?

더이상 그 '하얀 것'이 새하얗고 재미난 장난감으로 보이지 않는다.
순간, 눈싸움 이라는 단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요즘 집을 알아보고 있다. 강화 쪽으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집을 이리저리 둘러 보기를 어언 두달 째가 되어 가고 있다.
이 많은 집에 내 집은 없는걸까...?
마치 나와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 그자리에서 한결같이 기다려 온 듯 순박하면서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던 그 집의 가격을 보는 순간,
더는 순박하지도, 고즈넉하지도 않은. 심지어 '네까짓게 어딜 감히 나를?' 이라는 공격성까지 느껴지기를 여러번.

그런 집들의 가치를 매기는 일련의 숫자들을 담배 가격 읊조리듯 이야기 하고 있는 스스로를 목격했을 때의 그 말로 못할 괴리감이란.
이봐. 담뱃값이 아니라니깐?

집을 계속 보고 넘기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꽤 높은 확률로 당초에 바라던 이상향에서 길을 잃고 상당히 멀어져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요리를 할때 좋아하는 식재료를 다 넣고 만들었더니 '괴식' 이 나오는 것과 흡사하다.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고 보던 익숙한 상황인데?

꽤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일종의 뒤늦은 사회화 일 수도 있겠다.
설마 중2병인가? 쭉 써놓고 보니 맞는 것도 같다. 큰일이다.

'이정도면 몸도 마음도 다 큰것 아닌가?' 라고 생각 했던 때가 있었다. 어리석었다.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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