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8일 수요일

Fender 89 'Corona Era' 62 Vintage Reissue Stratocaster

공연이나 블로그를 보신 분께서는 아실, 나의 손에 가장 오래 생존해있는 메인 기타이다.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 낙원 '빅X악기' 에서 구입해서 지금까지 연주하고 있다.

89년 일명 'Corona Era'로 일컬어지는 시기의 끝자락에 생산된 리이슈 모델이다.
펜더의 두번째 흑역사를 장식한(74년 CBS 대참사 이후로), 90년대 N모델 리이슈가 아니라 나름 그 가치를 인정받는 기타이다. 내기타 자화자찬 쩌네 ㅎㅎㅎㅎㅎ
1년만 더 늦게 나왔으면 바로 망할뻔 ㅎㅎㅎ

실제로 빈티지 리이슈 원년인 82년부터 84년까지의 Fullerton, 85년부터 89년까지의 Corona는 오리지널 만큼은 아니더라도 가치를 인정받는 기간의 기타들이다. 그 직전의 74년 이후 모델들과 90년대 N모델이 하나같이 쓰레기인건 함정...
이미 컬렉팅으로는 관심도 없었고 오로지 플레이 목적으로 구입한 기타였다.
그래서 은근 손을 많이 댔다. 이미 돌이킬수 없는 ㅎㅎㅎㅎ
헤드에 담배자국도 내놨고...

Thin Lacquer Finish이며, 직역하면 '얇은 래커 마무리'? 정도 되지 않을까 ㅎㅎㅎㅎㅎ
자세히 보면 래커 피니쉬 특유의 크랙이 보인다.
플러튼, 코로나가 가치를 갖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상당히 얇게 칠해져 있다.
얇게 칠할수록 바디 울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건 두말 할 필요 없는 사실이고.
요즘 리이슈도 이정도로 얇지는 않은 듯 하다.

이 기타의 년도를 마지막으로 펜더는 90년대 N모델이라는 희대의 망작 흑역사을 선보인다.
피니쉬를 래커가 아닌 우레탄으로 바꾼것이다. 아니 빈티지 리이슈에 우레탄이라니!!!!!
지들도 흑역사인건 아는지 2000년도부터 다시 래커 피니쉬로 회귀한다. 참으로 다행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셀프 레릭 해보겠답시고 사포 댔다가 망한 흔적까지 그대로...
일렉트로닉스 쪽도 손을 많이 댔는데 픽가드에 가려서 안보이지만 리어에 험버커를 박는 뻘짓도 해봤었다. 결국 다시 순정으로 돌아왔지만.

최근엔 Tone Capacitor를 70년대 초에 생산된 Ceramic Cap으로 교체했다.
캐패시터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한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고...
https://m.blog.naver.com/jimmylab/220955244838
전에도 언급한 바 있는 '브릴리언톤 인스트루먼츠' 이소장님의 포스팅이다.

솔직히 말하면 첨엔 살짝 약팔이 냄새가 ㅎㅎㅎㅎ 났었는데 역시 궁금한걸 못참는지라 속는 셈치고 달아봤는데 헐.......
뭔가 그냥 음색이 바뀐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먹고 가지고 있던 물론 텔레도 냉큼 바꿨다.
빈티지 납과 빈티지 벨덴 배선재로 와이어링을 새로 바꾼 것은 덤. 이또한 분명히 변화가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솔직히 막귀라고 생각했는데 내게도 들릴 정도면.

기존에 달려있던 순정 캡은 정체를 모를 필름 캡이었다.
그리고 브릿지 픽업도 톤 노브가 먹게 배선을 해놓은 상태였다. 근데 무언가 브릿지 픽업 소리가 울부짖는 느낌이 잘 안나는 거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리이슈의 달리는 캐패시터의 용량은 0.1uF이고 캐패시터는 톤을 전부 열어놔도 (즉 톤노브를 안돌려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위에 얘기한 현상에도 갈피를 못잡았던 것이다. 브릿지 픽업 자체에서 톤을 한번 먹고 들어갔으니.

현재 달린 캐패시터는 넥&미들 0.05uF, 브릿지 0.02uF 용량으로 장착되어 있다.
브릿지 특유의 고음을 최대한 살리면서 톤을 조정 가능하게 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느낌이랄까? 이소장님의 추천으로 달게 되었는데 상당히 만족 중이다.

나머지 포텐셔미터, 셀렉터, 픽업, 브릿지, 암 등은 전부 순정.
현재 계획중인건 Original 64 Mustang 볼륨, 톤 포트를 떼서 여기에 달아보는거다 ㅎㅎㅎ
미친것같다 ㅎㅎㅎㅎㅎㅎㅎ


순정 파츠들을 잃어버리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Fender Pure Vintage Saddle, Spring

이전에는 Raw Vintage Saddle & Spring을 거의 5년 가량 사용해왔다.
Raw Vintage Saddle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 아주 Hot한 아이템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그 대세에 편승해서 한동안 오래 잘 썼다. 내친김에 스프링도 동사의 제품으로 바꿀 정도로.
발상이 뭔가 특이했고, 진짜 빈티지한 소리를 내준다고 믿고 잘 썼다. 실제로 소리가 다르기도 했고.
뭔가 음역대가 넓어지는 느낌이 확실히 있다.

근데 게속 쓰다보니 뭔가 헐렁~ 하고 멍멍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거였다.
그래서 이것도 순정으로 돌아가기로 결심! 하고 쟁여놨던 순정 파츠들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일본 라쿠텐으로 주문을 넣게 된다.

Pure Vintage Series라는 라인업으로 빈티지 펜더에 쓰였던 픽업, 노브 ,헤드머신, 브릿지 어샘블리 등등 하여튼 기타 바디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Fender에서 오리지널 사양 그대로 복각했다고 한다. 결국 펜더도 이게 돈이 된다는걸 깨달은 셈이지 후후
요즘 나오는 New Vintage Reissue 모델에 순정 파츠로 장착되는 그것들이다.

그래... 내 펜더는 이런 소리였어...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성공적인 파츠 교체였다.
Raw Vintage 는 개인적으로 펜더보단 써나 타일러 같은 상당히 솔리드(딱딱한듯한?) 악기의 그 느낌을 어느정도 완회시켜주는 목적으로 사용했을때 더 어울리는 거 같다.
빈티지 리이슈에는 안맞는걸로 내 멋대로 결론을 내려본다.

성격이 막 꼼꼼하고 그러질 못한지라 기타 다루기를 좀 많이 거지같이 다룬다.
항상 드는 생각이 만약 내 기타들이 말을 할수 있다면 나에게 '차마 여기에 적을수 없는 표현' 들을 엄청 쏟아낼거라는 생각을 문득 하곤 한다.

열심히 아껴주고 연주하면 더 좋은소리로 보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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