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만에 올리는 포스팅인지 모르겠다.
바로 전 포스팅에서 새해엔 좀더 부지런하게 포스팅 해야겠다고 다짐했건만, 올해 첫 포스팅이 8월 초라니. 아무리 내 스스로 게으르다고 인정하는 바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
벌써 백년가약을 맺은지 10개월차에 들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점을 새삼 느끼고 있다.
강화에 생각보다 좀 과분한(?) 집으로 이사를 오고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 2019년도 하반기에 접어들 동안 나도 인지하지 못했던 숨겨진 재능을 발견했다.
사실 재능이라 하기엔 많이 민망한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간신히 걸음마를 떼었다고 해두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봤다면 알겠지만, 요즘 생계형 취미로 목공을 혼자 해보는 중이다.
생계형 취미라 정의를 내린 이유는 이 짓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도무지 무언가 고치지 않고선 살 수가 없을것 같은 집 때문인데, 문제는 이걸 전부다 외주를 주게 된다면 견적서에 적힐 금액이 안봐도 비디오였기 때문이다.
그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겁도 없이 덤빈게 지금은 악기를 보는 대신 전동공구를 검색하는 지경까지 오게 됬다. 덤으로 인테리어에 쓰이는 자재들에 대해 종류와 단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다.
물론 나의 본업은 언제까지나 음악임을 다시한번 밝히며.^^
해서 요즘은 음악과 목수(흉내?) 일을 같이 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나중에 과연 목공을 접을지 음악을 접을지, 음악하는 목수로 불릴지 목수일 하는 음악인 으로 불릴지 현재로썬 알 수 없을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목수흉내 내는 음악인으로 불리고 싶은 소망이다 ㅎㅎㅎㅎ
올해 2월말인가 3월 초에 가게를 계약했다. 보증금과 월세가 저렴하고 매력적인 한옥 건물인데 사진속처럼 내부는 처참한 상태. 건물주 사장님과의 협상을 통해 화장실 만드는 조건으로 6개월치 월세를 안 받기로 하고 입주했다.
윗사진과 비교해보면 그래도 바뀐 티가 나지 않는가? 같은 공간이다.
순전히 나와 하원양 둘이서 (물론 우리가 도저히 할 수 없는것들은 사람을 불렀다. 예를들어 배관이라던가) 보수부터 해서 인테리어를 도맡아 하고 있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90%정도 끝났다고 봐야 할 듯 싶다.
물론 그와중에 틈틈히 본업에도 충실했다.리더님과 둘이서만 연주하는 소극장 공연에서 2달 반 가량을 함께 연주하고, 여러 공연이 있었고 드라마음악 녹음도 하고 어제는 부산에도 다녀왔다.
올해 들어서 공연하고 다음날 가게 공사하러 가고 레슨하고 공사하러 가고 연습하고 공사하러 가고의 향연이 이어졌다.
목공
전기
미장
도장
이 밖에도 셀 수 없는 온갖 잔업들. 그동한 포스팅 거리가 한가득 쌓였다.
올해안에 다 풀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덕질 ㅎㅎㅎㅎ
공연.
뭐 가끔 무지개 구경도 ㅎㅎㅎ
새로 준비중인 가게는 '히피가게' 라고 정했다. 하원양의 스텐실이 돋보인다.
유니크한 모자 악세사리 인테리어 소품 기타레슨 민화레슨 작업실 아지트 미니 스튜디오 정도의 공각이 될 듯하다. (https://www.instagram.com/hippiestore2018 팔로우!)
이 동네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이 술집하고 김밥천국 말고는 없다. 취객들이 좀 돌아다니는 골목이라 살짝 걱정은 되지만 될 수 있으면 늦게 문을 닫아 보려고 한다.
음악과 악기 덕질 말고 무언가 몰입할 게 또 생겼다는건 좋은 것이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어서 내심 즐겁기도 하다.
당당히 '목수는 저의 또다른 직업입니다.' 하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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