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이셔서 강화에 왔다.
나름 마음에 들어하실 선물을 하원이와 같이 고르고 기분좋게 전달 해드렸다.
애써 좋은 티를 안내려고 노력하시는(그치만 이미 표정에 드러나는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버지의 모습에 기쁘면서도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에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졌다.
일요일인 관계로 어쨌건 교회를 갔다.어릴적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결혼을 한단다. 한명씩 이렇게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묘하다. 아직 현실감이 없다.
항상 고향 동네를 올때마다 느끼는 감정.넉살 좋은 시골 인심... 별로 신뢰가지 않는 문장이다.
내가 겪은 동네 분들은, 물론 반가움의 표시? 혹은 안부인사 정도 이겠지만 나에게는 상당히 황당하리만치 무례한 질문 투성이들이다.
'장가는 언제 가?' '살이 어째 더 찐다?' '운동 안하는구나?' '아직도 음악하니?' 다시 써놓고 되뇌어봐도 정말 무례함의 극치를 달린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겪을법한 명절에 친인척들에게 듣는 아주 무례한 말들을 난 동네 사람들에게 듣고 있는거다. 단순히 오랜만에 왔다는 이유로. 궁금하다는 이유로.
정 그렇게 궁금하면 그냥 '오랜만이네.' 혹은 '어떻게 지내?' 라는 질문이면 충분할 것이다.
이들은 저런 류의 질문이 무례한 질문이라는 것조차 모를 것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게 속 편할 듯 싶다. 알고도 설마 그럴까? 그게 사람인가 ㅎㅎㅎㅎ
유독 시골 분들만 그러시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다가 이내 고이 접어두었다.
이건 센스의 문제인 것 같다. 무례한 사람들은 시골뿐만 아니라 어디에든 있다.
남자건 여자건, 아이의 탈을 쓰건 노인의 탈을 쓰건.
점점 더 무례한 사람들에게 느끼는 일종의 분노를 참기가 힘들어진다.
한 해 한해 지날수록 좀 그러려니 히고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지내고 싶다는 내 바램은
그저 한낮 바램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국에 괴로워하는건 나 자신인 것을.
그래서 요샌 저런 질문들을 받을때 되묻는 식으로 대처해볼까 한다.
'장가는 언제가게? -> 결혼선물 예약 해놓으시게요? ㅎㅎㅎ' '살이 많이 쪘다? -> 요새 아주 먹고 살만 해서요 ㅎㅎㅎㅎ'
본인들의 언행이 경우에 따라 얼마나 불쾌감을 주는지 제발 좀... 생각이 있다면 좀 하루빨리 깨닫길 바란다.
물론,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그저 허황된 바램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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